종부세 이대로 놔두면 … 과세대상 서울아파트 4년뒤 두배로

내주 종부세 폭탄

올해 공시가 상승에 세율 인상이 겹치며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22일 납세자들에게 세금 고지가 시작된다. 종부세 세제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4년 뒤에 종부세를 내야 하는 서울 지역 아파트가 올해 대비 두 배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전체 서울 아파트 열 곳 중 두 곳(22.5%)이 과세 대상에 오르는 것이다.

16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가격 순으로 아파트를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값) 통계를 활용해 종부세 과세 대상 아파트를 추산한 결과 2026년 종부세 대상이 되는 서울 아파트는 올해 19만9292가구에서 45만6200가구로 2.3배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종부세 대상 아파트는 2032년 107만7492가구로 서울 지역에서 처음 100만가구를 돌파하고, 2033년에는 119만2998가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경연은 향후 아파트 중위가격과 아파트 수가 최근 10년(2012~2022년 10월)간 연평균 상승률만큼 증가한다고 가정하고 전체 아파트에서 종부세를 내야 하는 가구를 분석했다.

과세 대상 아파트를 추출하기 위해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연도별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의 역수를 현행 1주택자 종부세 공시가 산출 기준(11억원)에 곱해 종부세 대상 아파트 시세를 산출했다. 해당 자치구 중위가격이 종부세 대상이 되는 시세를 넘어서면 그 지역 아파트 호수의 50%가 종부세 대상이 된다고 추정하고 과세 가구를 산정한 것이다.

최근 조세재정연구원은 문재인 정부가 급격히 높여 잡은 공시가 현실화율(90%)을 80% 선으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방안을 토대로 이달 중 공시가격 현실화율 계획을 확정·발표한다. 하지만 완화한 공시가 현실화율을 적용해도 여전히 종부세 부담이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아파트 중위가격의 과세 대상이 되는 자치구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에 그치지만 2024년 성동구, 2025년 광진·마포·양천구, 2026년에는 영등포·동작·중구 등이 더해지며 과세 대상이 되는 자치구는 11곳으로 확산된다.

2033년이면 서울 25곳 전 자치구 아파트 중위가격이 종부세 과세 기준을 넘어서 세금 사정권에 오른다. 전체 서울 아파트 중 50%(119만2988곳)가 과세권에 들며 아파트 절반이 내는 세금이 된다.

전문가들은 종부세가 이미 소수 부자들만 내는 부유세라는 성격을 잃어버렸다며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최근 종부세는 당초 도입 취지였던 부동산 가격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국민의 세 부담만 늘리고 있다"며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납부액을 추후 부동산 양도 시 비용으로 인정해 과도한 세금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정부가 올해 종부세에 지난해 공시가격 반영, 공정시장가액비율 완화 등 다양한 부담 완화 조치를 내놨지만 중저가 부동산 보유자들이 체감하는 세 부담 완화 폭은 고가 보유자보다 작다"며 "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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