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의 숙소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사진 미국 대통령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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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15일(현지시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떨어진 직후 폴란드 정상, 나토 사무총장과 긴급 통화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나토 조약 제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이 집단안보 조항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머무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옌 스톨텐버그 나토 사무총장과 연이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회색 라운드 티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차림의 바이든 대통령이 발리 숙소에서 두다 대통령과 통화하는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배포했다.
사진에는 와이셔츠 차림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이 맞은 편에 앉았다. 파란색 라운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조금 떨어져 앉아 메모를 하고 있다.
길다른 소파에는 설리번 보좌관과 블링컨 장관이 앉고, 바이든 대통령은 작은 보조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있는 구도가 눈에 띈다.
발리 현지시간 새벽에 소식을 접한 세 사람이 평상복 차림으로 급히 모여 상황을 논의한 뒤 통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이 먼저 폴란드의 카운터 파트와 통화해 상황을 파악한 뒤 바이든 대통령에게 브리핑했고, 이후 양국 대통령 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 통화하고 미사일 피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전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일어난 폭발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가 진행 중인 조사와 관련해 미국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나토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약속을 재확인했으며, 조사 진행에 따라 적절한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양국 당국자들이 긴밀히 연락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폴란드, 나토 동맹국들은 일단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한 뒤 다음 단계 대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 러시아 미사일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폴란드를 의도적으로 겨냥한 게 아니라 오발로 드러날 경우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대응도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폴란드 언론에 따르면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미국 정보당국 고위관계자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 내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국 국방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나토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은 분명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는 이들 보도를 확증할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단트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적절한 그다음 조치가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러 파트너와 대화 중이며, 폴란드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폴란드 언급을 '의도적 도발'로 규정하고, 폴란드 국경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공격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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