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내년 우크라에 최대 25조원 지원 제안…헝가리는 반대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9일(현지 시각) 내년 우크라이나에 최대 180억 유로(약 24조7000억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헝가리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EU 집행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우크라이나에 매달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씩 총 180억 유로를 장기 차관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집행위가 EU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고, 우크라이나가 35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장기 차관 형태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집행위는 “매달 15억 유로는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한 우크라이나의 단기 자금 수요(30억~40억 유로)를 충당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집행위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는 EU의 진정한 연대를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함께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하고, 함께 우크라이나를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제안은 유럽의회와 27개 회원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헝가리가 집행위의 계획 발표 전부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미하이 버르거 헝가리 재무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헝가리는 우크라이나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는 EU가 짊어지게 될 새로운 공동 차입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몇 안 되는 EU 회원국 정상으로 꼽힌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우리는 헝가리의 우려 사항에 대해 함께 논의할 것”이라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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