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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이재명 측 "조카 살인 '데이트폭력' 표현, 명예훼손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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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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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조카의 살인 범행을 '데이트폭력'으로 지칭해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가운데 “명예훼손 고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지난 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준비서면을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에 제출했다.

이 대표 측은 준비서면에서 “유족 측은 이 대표가 사용한 데이트 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이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사실 혹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하지 않고, 이 대표가 ‘중범죄’라고 표현함으로써 당시 이 대표가 변호했던 사건이 심각한 중대범죄였음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 측이 문제 삼는 지난해 11월 24일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서 “‘데이트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은 원고에 대해 사용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피고는 해당 페이스북 글에서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 사과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글에서 이 대표는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측은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도 언론에서는 연인 사이였던 남녀 간의 살인사건을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따라서 ‘데이트폭력 중범죄’ 표현은 피해자 혹은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유족 측의 청구를 기각 요청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이 대표는) 이 사건 일가족 연쇄살인 사건을 단순히 ‘데이트폭력’이라고 표현해 객관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 정치적인 목적과 동기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 대표는 조카의 일가족 연쇄살인 사건을 언급해 피해자 유족들에게 지옥 같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변호사라서 변호했다. 그 질문은 이제 그만 합시다’라면서 짜증스럽게 대꾸하는 등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재까지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직접적인 사과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조카 김모씨는 지난 2006년 교제하던 A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집을 찾아가 A씨와 A씨 어머니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의 재판 1·2심에서 김씨를 변호한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변호 사실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리다가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지칭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유족 측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이 대표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이유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변론기일에 이 대표와 이 대표 측 나승철 변호사는 모두 불출석했다.

한지혜·오효정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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