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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이슈 물가와 GDP

근원물가 21년 만에 최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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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누계 대비 10월 3.5% 올라

한은 “2023년 1분기 5%대 고물가”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올해 들어 10월까지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에너지 가격 등의 고공행진으로 외부 충격에서 비롯된 물가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가진 근원물가의 오름폭마저 높아지면서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일보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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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달 106.09(2020년=100)로 작년 누계 대비 3.5% 올랐다. 이는 10월 누계 기준으로 2001년(3.6%) 이후 21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309개 품목으로 작성된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의 추이를 보여준다.

월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달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오르면서 2008년 12월(4.5%)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 8월 4.0%로 올라선 뒤 9월 4.1%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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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적인 충격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하고 곡물 외에 농산물과 석유류 품목을 제외한 401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국내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상승세다. 이 지수 역시 지난달 전년 누계기준으로 4.0% 뛰어오르며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근원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국제유가 급등이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외부 공급 요인을 제외하고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근원물가 중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은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간 물가를 끌어올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당분간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전체 물가 상승률 가운데 개인 서비스의 기여도는 7월 1.85%포인트에서 10월 1.97%포인트로 확대됐다.

정부와 한국은행 역시 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내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고물가는 그 자체로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를 부추긴다는 측면에서 문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원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은 상황이 바뀐다고 해서 금방 낮아지지 않는다”면서 “이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장기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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