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3일(현지시간) 33년만에 가장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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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1989년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다.
영란은행은 3일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3%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8차례 연속 이뤄진 금리 인상으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수준을 회복했다.
영란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초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1%로 대폭 낮췄다가, 지난해 12월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한 뒤 이번에는 보폭을 키워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영란은행의 0.7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영국 재정정책은 지난 8월 회의 때와 비교해 확장 기조로 돌아섰고,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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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물가 상승률 40년 만에 최고치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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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만만치 않아서다. 지난 9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10.1% 올라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9.9%)뿐만 아니라 시장 전망치(10%)도 웃돌았다. 영국 CPI는 지난 7월 10.1%를 찍은 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9.9%를 기록했다.
영국의 물가를 끌어올리는 건 식료품 가격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영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가격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4.5%로, 전달보다 1.4% 올랐다. 이는 1980년 4월(14.6%) 이후로 가장 큰 상승률이다.
긴축 페달에 발을 올린 영란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돈줄 죄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스 그레고리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경우 영란은행이 12월 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서 예측하는 영국 기준금리의 고점은 연 4.75%다.
하지만 과도한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심으로 영란은행이 긴축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도이치뱅크는 내년 5월 영국 최종 기준금리 예상치를 연 4.75%에서 4.5%로 낮췄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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