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2014년 4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남 진도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 사고현장을 찾아 해경 경비함정에서 수색 구조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진도=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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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외력설'로 불린 이 가설을 둘러싼 논쟁은 세월호 참사 후 8년 간 이어졌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는 최순실 일가를 위한 의도된 인신공양이었다’거나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파생됐고 확산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여권 관계자는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에 정부도 휘둘렸다”고 말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지난 6월 활동을 종료하면서 외력이 세월호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냈다. 앞서 전원위원회에서는 외력설을 부인하면서 "사실상 ‘가짜뉴스’ 인정"이란 평가가 나왔다.
여권이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가짜뉴스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론 분열을 일으키는 큰 폐단”이라고 규정하고 엄정 대응을 시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짜뉴스는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일 뿐만 아니라 국민분열과 불신을 부추기며,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한다”며 “사고 수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보도준칙을 지켜주고 언론기관이 아닌 곳도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022.1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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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원내대표는 특히 “우리는 이전에도 가짜뉴스의 폐해를 많이 경험했다”며 과거 ‘광우병 소고기 보도’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세월호 침몰 등을 둘러싼 가짜뉴스를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린다, 사드 전자파에 몸이 튀겨진다, 세월호는 미국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등 가짜뉴스 사례는 나열이 어려울 정도”라며 “자극적인 단어로 국민감정을 자극할 뿐 아니라 진실을 바로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국론이 분열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큰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당시 각종 가짜뉴스에 시달린 경험을 되새기고 있다. 2008년 당시 MBC 보도로 촉발된 ‘광우병 소고기 논란’은 이후 주요내용 대부분이 허위였음이 밝혀졌음에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임기 초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급락했다. 2016년에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경북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서 대중가요를 개사해 “사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는 노래를 불렀고, ‘사드 괴담’이 일파만파 퍼지며 배치가 지연되기도 했다.
대형 재난이나 사건ㆍ사고 때 책임질 대상을 찾는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로 '묻지마 분노'가 커지면 뒷수습이 어렵다는 게 여권의 판단이다. 당내에선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경찰 병력 분산으로 참사를 불렀다’는 취지의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페이스북 등을 가짜뉴스의 사례로 들고 있다. 당 초선 의원은 “의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세월호 당시처럼 악의적인 프레임이 짜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2008년 6월 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27번째 촛불집회가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학생과 시민들이 비를 맞으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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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달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씨가 한 발언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규탄했다. 김씨는 방송에서 “예전에는 (핼러윈 행사 때 경찰이)‘폴리스라인’을 치고 한쪽으로만 통행하게 했다. 왜 일방통행 설정을 이번에 안 했을까, 그게 참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위는 “용산구청과 경찰은 ‘일방통행을 운영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김어준은 ‘자기가 봤다’는 시점도 불분명한 영상만 근거로 과거에는 일방통행이 시행된 것처럼 공개 주장했다”며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정치화해 이득을 얻으려는 모든 행위는 역사의 심판을 받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난과 이에 따른 아픔을 정치적인 무기로 쓰기 위해 (가짜뉴스로)감정을 자극하면 이성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잘못된 처방이 나올 수 있다”며 “모니터링 중 가짜뉴스가 있으면 유관 부처에 공유하고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지를 내리거나 대응팀을 구성하는 등의 조치는 자칫하면 역풍을 부를 수 있다며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앙대책본부와 관계부처가 문제를 점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까지 나서서 가짜뉴스 대응을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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