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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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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처벌법 개정에 경찰 “큰 파장”… 우려 속 전담수사 증원은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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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이제는 경찰 업무입니까?” 지방의 한 여성청소년과 경찰(경정)은 지난 24일 경찰 내부망 ‘폴넷’에 이런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법무부가 지난 19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발표한 데 대해 “경찰의 업무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의 여청(여성청소년)수사관이 아무런 인력 증원 등 대안 제시도 없이 전자발찌의 착용을 집행하고, 경고 발령에 따른 수사를 담당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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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스토킹 처벌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세부 내용을 공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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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 조항 삭제 및 법원 판결 전이어도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잠정조치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전자발찌와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9일 브리핑에서 “현 사회적 우려와 심각성의 진화 과정을 볼 때 이 정도 조치는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스토킹 가해자에 전자장치를 부착케 하면 경찰이 위치추적 관제센터로부터 위치정보를 전송받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경우 실시간으로 파악해서 출동하는 내용 등이 개정안에 담겼다.

지난달 14일 벌어진 ‘신당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국민적 공분이 인 가운데 경찰도 스토킹 사건 피해자 보호에 중점을 두는 방향에는 적극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인력이나 예산 등 충분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고민이 내부에 짙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찰은 내년도 인력 증원 요청안 중 스토킹 전담수사관 158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수사 및 112신고 현장 출동과 초동대응, 피해자 보호·지원조치 업무 등을 맡는 여청수사관의 증원이 ‘0명’ 이뤄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이 가능해지면 그에 대한 관리·추적 등도 업무 특성상 모두 경찰이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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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철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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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로 인한 업무 가중 가능성도 경찰의 고민 지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개정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 스토킹 112신고가 모두 사건(형사입건)으로 접수돼 처리해야 할 사건이 기존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경찰이 처리한 스토킹 사건은 6261건이고, 신고 건수는 1만8784건인 점에 근거했다. 수사관 증원은 0명인데 반해 처리해야 할 사건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는 강력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법 집행이 필요하다(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전자발찌 부착자 관리 및 출동에다가 사건 처리까지 늘어나면 기존 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 ‘경찰에 맡기면 된다’는 식이면 업무를 감당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일선서 경감)”는 등 반론도 뒤따른다. 이렇다 보니 법무부가 법 개정 과정에서 “경찰에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불만까지 감지되는 상황이다.

경찰청은 두 법안(스토킹처벌법·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단계인 만큼 관련 기능을 소집해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성청소년과·수사지원·수사부서로 흩어져있는 피해자보호 업무를 전담할 부서 신설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력·예산 확충은 본청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고, 내부 의견을 정리해서 법무부에도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28일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무부나 경찰 등 관계 정부부처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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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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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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