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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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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32년·위안화 14년래 최저…아시아 외환시장에 우려 확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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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코로나 확산·경기침체 우려에 위안 가치 급락

미 긴축 장기화 전망에 엔/달러 '심리 저지선' 150엔 붕괴

美국채금리 10여년만에 최고…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커져

연합뉴스

JAPAN ECONOMY
epa10254186 A news message reading 'the yen dropped to 150 level' is displayed at a foreign exchange trading company in Tokyo, Japan, 20 October 2022. The yen continues to fall against the US dollar and crossed the 150 line, hitting a 32-year low. EPA/FRANCK ROBICHON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차병섭 기자 = 미국 달러화 초강세 등으로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14년여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당 150엔을 돌파해 32년 만의 엔저를 기록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42% 내려간 7.2279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역내 위안화 환율은 한국시간 이날 오전 10시 44분 현재 달러당 7.2437위안으로 더 치솟았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장 대비 0.7% 떨어진 7.2744위안까지 올랐다. 역외 위안화 거래가 시작된 201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화 강세 외에도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꼽았다.

각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통제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추가긴축 전망에 따른 경기부진 우려인 듯 이날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56%로 올랐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4% 선을 넘어 4.13%까지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4.18%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전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는 '경기침체'라는 단어가 13차례 등장해 10차례 언급된 9월보다 횟수가 늘었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의 주가 약세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가 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7.1%나 급락, 종가 기준으로 2013년 7월 이후 9년여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확산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 고조 등이 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18일 수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4개월 사이 최고로 늘면서 이동 제한 등 추가 규제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SPI애셋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는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는 언제나 우려스러운 전조"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위안화와 달러 지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위안화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 가치도 하락세가 심해졌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90엔대에서 움직였다.

이날 시장에서는 150엔을 돌파했다. '거품(버블) 경제' 후반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도쿄에서 장중 150.09엔까지 상승했다가 149엔대 후반으로 내려갔다. 이런 환율은 전고점인 2011년(75.32엔)의 근 2배까지 오른 것이다.

외환시장 딜러들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관측을 반영한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을 이날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기본적으로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당국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으면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이토 유지 도쿄 크레디아그리콜 외환부문장은 "150엔선이 깨지고 나서 엔화는 새로운 저점을 테스트할 것 같다"며 "그래서 일본 당국이 금요일(21일)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개입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날 아시아 각국 증시에서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0.86%,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0.92%, 대만 자취안지수는 0.24% 각각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3%까지 급락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AFP통신은 인플레이션 악화와 금리 급등,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표면에 떠오르면서 아시아 주가와 통화가치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블룸버그는 달러화 강세 속에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1997년과 비슷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필리핀 페소화와 더불어 한국 원화가 아시아 각국 통화 중 가장 취약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1원 오른 1,433.3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AFP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자료사진]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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