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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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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사라지고 ‘도로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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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극우 ‘올드보이’ 김문수·황교안

박근혜 탄핵 비판에 핵무장론·색깔론 횡행

이준석 퇴진, 과열된 당권 경쟁 원인 지목

경향신문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예장공원 사무소 인근에서 열린 신흥무관학교 재개교식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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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등 극우 성향 정치인들이 돌아왔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을 비판하고, 안보 위기를 빌미삼아 핵무장론과 색깔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견제 세력의 부재와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보수 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당권 주자들의 선명성 경쟁 등으로 당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과거 박근혜씨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적극 참석하고, 2020년 총선 직전 전광훈 목사와 함께 극우 성향의 자유통일당을 창당한 인사다. 국민의힘에는 올해 초 대선을 앞두고 복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정치 무대 전면에 복귀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 등 극우 발언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황 전 대표는 2020년 총선 패배 후 당대표에서 물러나고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했다. 보수 내에서도 극우 세력 아니면 넓은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17일 “4·15 총선은 부정선거였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김 위원장을 감쌌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김여정 앞에서 신영복씨를 가장 존경한다고 할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을 옹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이 김문수 한 사람뿐인가”라고 했다. 황 전 대표 출마를 비판하는 당내 공개 목소리도 없다.

최근 들어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취지의 주장도 다수 나온다. ‘친박’ 핵심으로 불렸던 윤상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탄핵 당시 억지 졸속 탄핵을 멈추라고 끝까지 반대했다”며 다른 당대표 후보들과 자신을 구분지었다.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도 “유승민 전 의원은 몇 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건에서도 ‘배신자’였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응해 김기현·조경태 의원의 자체 핵무장론에 이어, 여성도 기본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김기현 의원의 주장도 나왔다.

극우 인사와 극우 발언의 귀환은 이준석 전 대표의 퇴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부정선거론과 색깔론 등 강성 우파들의 주장과 단절해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공교롭게도 ‘정진석 비대위’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 기각,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무고 혐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등으로 이 전 대표가 사라진 후 ‘올드보이’들의 복귀가 본격화됐다.

한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를 몰아내는 데 주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강성 우파니까 자기들이 공신이라 생각하고 나서기 시작했다”며 최근의 우경화를 “요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 전 대표 체제에서 ‘탈보수’, ‘국민정당’을 기치로 내걸었던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 퇴진을 계기로 요요 현상처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 지도부로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한국갤럽)에 머문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꾀해야 한다. 정 위원장은 이날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의 실정들은 모두 낡은 좌파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이념 공세를 이어갔다.

과열되는 당권 경쟁도 우경화에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본경선에서 당원투표가 70%(여론조사 30%) 반영되기 때문에 대표가 되려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당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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