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개최된 ‘케이콘 2022 재팬’에서 아이브의 무대가 현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 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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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와 함께 춤추기 위해 오디션도 봤어요. 아쉽게 최종 심사에서 떨어졌지만, 아이브를 실제로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앞에서 만난 야마구치 토모야(18)의 말이다. 토모야처럼 한국 걸그룹 아이브와 함께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으려는 일본 K팝 팬들 4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오디션 대기 줄을 섰다. 이중 합격한 50명의 팬들은 이날 저녁 펼쳐진 ‘케이콘(KCON) 2022 재팬’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러브 다이브(LOVE DIVE)’ 무대를 아이브와 함께 장식했다.
춤을 좋아해 평소 K팝 커버댄스를 자주 춘다는 토모야는 “학교 남자 아이들 중에도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한 반 40명 중 절반인 20명 정도는 K팝은 물론, K드라마와 한국 문화 전반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14~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개최된 ‘케이콘 2022 재팬’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무대가 현지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 CJ 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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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를 무대로 개최된 ‘케이콘 2022 재팬’은 K컬처의 인기를 한눈에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케이콘은 CJ ENM이 2012년 미국 어바인을 시작으로 매년 미국 LA·뉴욕, 일본 도쿄 등에서 개최해온 행사로, K팝 공연뿐 아니라 한국의 음식·뷰티·라이프스타일 등 K컬처 전반을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함께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치러진 케이콘은 올해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개최되며 팬데믹 기간 더욱 뜨거워진 K팝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이번 도쿄 공연에는 지난 2~3년 안에 데뷔해 인기를 얻은 이른바 ‘4세대’ 아이돌들이 총출동해 일본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엔믹스, 케플러 등 4세대 대표 걸그룹이 모두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데 더해, 에이티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같이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보이그룹도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니쥬, 제이오원, 아이엔아이 등 한일 합작 프로젝트로 탄생한 일본 그룹 등 총 22팀이 3일에 걸쳐 무대를 꾸몄다.
일본 방역수칙상 아직 떼창이나 열렬한 함성은 어려웠지만, 일본 팬들은 각자 좋아하는 팀의 응원봉을 흔드는 것으로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아이엔아이·옥토퍼스·제이오원 등 ‘프로듀스101 재팬’ 시즌1·2를 통해 탄생한 그룹들을 향한 호응이 뜨거웠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인 멤버로 이뤄진 그룹이지만, ‘K팝스러운’ 군무와 무대 매너를 선보였고 몇몇 곡은 기존 일본어 곡을 한국어 가사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일본 팬들은 이 그룹들이 전광판에 등장하자마자 일제히 기립하며 탄성을 내질렀고, ‘최애’ 멤버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기 위해 망원경을 들거나 발을 동동거리기도 했다.
공연장 밖 야외 공원과 어우러진 ‘케이콘 2022 재팬’ 컨벤션 부스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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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룹 중에서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이티즈·르세라핌·아이브 등에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15일 공연을 관람한 오쿠무라 료세이(21)는 “오늘 출연한 모든 K팝 가수들을 좋아한다”며 “아이브는 멤버 가을이 귀엽고, 프로미스나인은 멤버들 모두 스타일이 좋은 점 등 팀마다 각양각색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오원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보기 위해 함께 케이콘을 찾았다는 호시노 유카(24)·아리사(21) 자매는 K팝의 매력에 대해 “멤버들 외모가 멋있을 뿐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 퀼리티가 상당히 높다. 게다가 이들의 애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주변에도 K팝에 열광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CJ ENM에 따르면, 사흘간 전석이 매진돼 총 4만1000명의 관객이 공연을 찾았고,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로도 약 870만명이 무대를 지켜봤다. NHK, TBS를 비롯한 일본 매체 수십 곳이 취재를 신청하는 등 일본 현지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공연장 주변에는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 K팝 아이돌들이 유튜브 예능에서 자주 즐기는 게임이나 Z세대 팬덤 문화인 탑로더·포토카드 꾸미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 등이 설치돼 있었다. 특히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나눠주는 뷰티 코너에는 부스마다 줄이 길게 늘어섰다. 우수 기업 제품 수출상담회 및 판촉전에는 30여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일본 현지 바이어와 일반 방문객을 만났다. 한 생활용품 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즘 일본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으니 이렇게 연계해서 제품을 홍보하면 효과가 좋을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도쿄=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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