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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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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등급재분류 속 게임위에 뿔난 게이머들...국감서도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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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재분류 사실 알려진 10월 초 게임위 민원 폭증

국회서도 "게임위 등급분류 과정, 이용자들 납득 못해

아주경제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최근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와 넷마블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등급을 상향할 것을 권고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이 들끓고 있다. 게임위의 조치에 동의하지 않는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관련 사안에 대해 국민동의청원을 제출하고, 게임위에 민원을 넣는 등 실제 행동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사안이 언급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지난 7일 올라온 '온라인, 패키지, 콘솔, 모바일 등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의무 폐지에 관한 청원' 동의 수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4만2000명이다. 청원인은 "미국·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게임에 대한 사전심의를 법으로 강제하지 않으며 게임물 등급분류 또한 민간단체가 담당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법에 의한 게임물 사전심의 의무를 폐지하고 게임물에 대한 심의를 민간에 완전히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4일 김용하 블루 아카이브 총괄PD가 '블루 아카이브'의 틴 버전 게임 분리와 기존 게임의 청소년이용불가 상향을 공지하면서 불거졌다. 김 PD는 "기존 게임의 등급을 올려 오리지널 콘텐츠를 즐기는 데 지장이 없게 조치하고, 수정된 리소스가 담긴 틴 버전의 앱을 새로 제작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기존 '블루 아카이브'는 15세 이용가(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2세 이용가)였는데, 일부 여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몇몇 일러스트 등에 대한 선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민원이 다수 제기되면서 게임위가 등급 재분류 권고를 내린 것이다.

게임위의 주요 기능이 게임물에 대한 사전심의 성격을 가진 등급분류라는 점을 감안하면 청원 내용은 사실상 게임위를 폐지하라는 내용의 청원으로 해석된다. 게임위는 등급분류를 통해 주로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중심으로 모니터링한다. 이 과정에서 사행성·선정성 등이 지나칠 경우 등급분류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도 전체 이용가~15세 이용가 게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으며 이 같은 방식으로 등급분류가 된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다. 게임위가 발간한 '2021 게임물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 연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등급분류를 받은 전체 98만4834개의 게임물 중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직접 받은 게임물은 939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후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 자체등급분류를 재심사해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게임위에 있다는 점이 변수다.

'블루 아카이브' 역시 이 같은 케이스다. 해당 게임은 지난해 11월 구글·애플·원스토어 등으로부터 자체등급분류를 받아 12~15세 이용가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복수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게임위가 결국 등급 재분류를 결정한 사례다. 게임위의 등급 재분류 결정 과정에는 '선정적인 노출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된 게임을 청소년이용불가로 지정하는 등급분류세부기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이용자들은 게임위가 등급 재분류를 결정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문제 없이 서비스되던 게임에 집단적인 민원을 이유로 등급재분류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게임위의 등급분류 기준이 모호하며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게임위 등에 대거 민원을 제기했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게임위에는 10월에만 무려 1만9487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2022년 게임위에 제기된 민원이 2만1843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블루 아카이브' 등급 재분류가 촉발한 민원인 셈이다.

이날 열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규철 게임위 위원장을 향해 "게임위에 대한 이용자들의 민원 메일이 쇄도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게임위의 일련의 등급분류 과정을 이용자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위원회는 계속해서 심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도 이번 논란을 키운 원인"이라며 "위원회 스스로의 편의를 위한 등급 기준이 아니라 체계적인 기준이 필요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규철 위원장은 "심의위원 가운데 게임 관련 전공자가 몇 분 안 되기는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꼭 게임을 개발하고 20~30년 해봐야만 전문가는 아니라고 본다"라며 "다만 민원 중에 관련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개선안을 문체부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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