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머리카락 ‘싹둑’…프랑스 여배우들 ‘히잡 의문사 시위’ 이렇게 지지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신문

머리카락을 자르며 이란 시위에 동참한 프랑스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줄리엣 비노쉬, 이자벨 아자니.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3일만에 숨졌다.

당시 아미니는 가족과 함께 테헤란에 있는 친척집에 왔다가 풍속 단속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아미니가 여성이라면 머리카락을 히잡으로 가려야 한다는 율법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미니는 당일 경찰 조사받는 도중 쓰러졌다. 혼수상태에 빠진 아미니는 병원으로 옮겨져 사흘을 버티다 지난 16일 숨을 거뒀다.
서울신문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연행되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16일 끝내 사망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족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족들은 아미니가 경찰차에 실려 구치소로 끌려가던 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 정부는 유족의 주장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란 민심은 폭발했다. 시작은 히잡 착용 반대 시위였지만 곧 정부 규탄 시위로 번졌다. 히잡 강제 착용의 대상인 여성들이 선봉에 서자 남성들도 연대하며 반정부 시위로 확산한 것이다.

일부 여성들은 엄격한 복장 규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위가 3주째 이어지면서 사망자도 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테헤란 대학교 등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진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비정부단체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지금까지 숨진 시위 참가자는 최소 133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 “자유를 위하여”…머리카락 싹둑


세계 각지에서는 이란의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을 포함해 뉴질랜드 오클랜드, 영국 런던, 호주 멜버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스웨덴 스톡홀름 등에서는 ‘여성·삶·자유’를 표어로 한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서울신문

여성의 자유를 허하라… 세계 각국서 ‘싹둑’ -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이란의 ‘히잡 의문사’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이 도화선이 돼 이란 전역과 세계 각지에서 히잡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아테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이란인을 포함한 2500명의 인파가 트래펄가 광장에 집결했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한 이란 여성이 수십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머리카락을 자르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유명 프랑스 여배우들도 머리카락을 자르는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시위에 동참했다.

영상에서 프랑스 대표 배우 줄리엣 비노쉬는 “자유를 위하여”라고 외친 후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잘라낸다. 이어 보란 듯이 잘라낸 머리카락을 카메라를 향해 흔든다. 비노쉬는 영상과 함께 “이란 여성과 남성의 자유권을 위한 연대”라는 글을 적었다.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이자벨 아자니 등 다른 배우들도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을 잇따라 게재하며 연대 의사를 밝혔다. 꼬띠아르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과 남성들 곁에 있겠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을 가장 본질적인 ‘자유’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에서 족쇄처럼 여겨지는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의사를 표현하기로 했다”며 “더 공정하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