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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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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정상들, 가스 가격상한제 추진…독일 독주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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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일이 자국 가계와 기업을 위한 281조원의 에너지 가격 지원 대책을 내놓자,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을 통한 유럽연합 차원의 공동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독일 베르네의 가스 운송 시설. 베르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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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올 겨울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천연가스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독일이 자국의 가계와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에너지 대책을 내놓자, 다른 회원국 사이에서 불공정 경쟁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오는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가스 가격상한제 방안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초안에는 “에너지의 안전한 공급을 보장하고 에너지 가격을 떨어뜨리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집행위원회가 가스 가격상한제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유럽연합 차원의 가스 가격상한제가 무난하게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7개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 이탈리아 등 15개국은 가격상한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지난달 28일 내놓은 검토 문건에서 가스 도매 가격에 상한제를 두는 방안은 이행이 복잡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집행위는 러시아산 가스 또는 발전용 가스에만 상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전반적인 가격 인하를 위해서는 ‘믿을 만한’ 공급 국가들과 협상을 벌일 것을 권고했다.

가스 가격상한제 논의는 독일이 지난달 29일 전력 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가계와 기업에 2000억유로(약 281조원)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다른 회원국들은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2, 3위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각각 670억유로와 680억유로의 지원 계획을 마련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 회원국 사이에서는 독일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회원국간 공정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회원국 재무장관들도 3일 회의를 열어 국가간 지원 계획의 조율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마련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성명 초안에는 “유럽 에너지 시장이 공공 지출의 간접 영향을 강하게 받는 상황을 고려해, 유럽연합 단일시장을 지키고 공정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조처에 대한 조율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공통의 해결책이 없다면 심각한 분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7일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는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면 유럽의 가스 확보가 더 어려워진다는 주장과 유럽연합의 단결을 위해 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며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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