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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열차표 '18억 원어치' 샀다가 취소…이런 일 벌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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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타지도 않을 고속철도 표를 한 달에 몇 백장, 금액으로는 몇 억원 어치씩 샀다가 취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속철도를 자주 타는 승객들은 대부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조상훈/SR 이용객 : 급하게 내려가야 해서 표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계속 다 매진이더라고요. 계속 새로고침 하면 제가 가야 하는 비슷한 시간대에 가끔 취소 표가 하나씩 나오거든요.]

표를 끊은 사람이 많아 서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SR에서 최근 5년 동안 환불자 명단을 뽑아봤더니, 열차표를 18억 7천 만 원어치 샀다가 나중에 전부 환불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매달 표를 몇 백장씩 샀다가 다음 달에 취소하는 식으로, 모두 2만 5천 장을 샀다가 취소하는 바람에, 다른 승객들이 제때 열차를 타지 못하게 막은 셈이 됐습니다.

특히 설을 코앞에 둔 1월과, 휴가가 시작되는 6, 7월, 여행객이 몰리는 연말에 몇 천만 원어치를 끊었다 환불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올해도 8월까지 억 단위로 표를 사놓고 전액이나 대부분 취소한 사람들만 10명, 표는 7만 5천 장에 달했습니다.

카드사에서 포인트나 현금으로 돌려받는 돈을 노린 걸로 풀이됩니다.

카드사들이 고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해서 쓴 돈의 일부를 무제한으로 돌려주는 상품을 만들었는데, 이걸 최대한 이용한 겁니다.

[SR 관계자 : 시스템적으로 파악은 하고 있었는데 운영적인 것은 사실 초창기이다 보니까 운영을 못 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고요.]

출발 이틀 전에만 취소하면 수수료가 없어서 이런 악성 고객들이 생겨난 걸로 보입니다.

[김정재/국회 국토교통위원 : 이런 악성 환불자에 대해선 영구적으로 회원 자격을 박탈하거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자기만 혜택을 보겠다는 얌체족들도 문제지만 이를 걸러내지 못한 예약 시스템도 개선해야 합니다.
조기호 기자(cjk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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