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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高 시대 투자법] 그래도 기회는 있다…장부가 이하·이익개선종목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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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입에 다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이례적으로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어느 정도의 경제 침체를 각오하겠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강력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경고에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요동쳤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 주요 통화가치까지 추락하며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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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2개월여 만에 2300선을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지난 9월 2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9월 23일 2290으로 9월 16일(2382.78)보다 3.89% 하락했다. 이는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최저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에 국내 증시의 하락 추세 무게감이 더해졌다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세적인 약세장이 내년까지 지속되면 코스피는 2100을 하회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원·달러 환율은 9월 22일 장중 1413.5원까지 치솟았다가 23일 1409.3원으로 마쳤다. 환율이 장중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199%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0년 2월 22일 연 4.20%를 기록한 이후 12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도 연 4.112%로 연 4%를 돌파하면서 2011년 8월 4일(연 4.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수월하지 않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으로 결국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파월 의장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더욱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륙 확률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다음 금리 인상 규모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나와 FOMC의 견해로는 가야 할 길이 멀다”면서 “(점도표상) 올해 말 중간값은 125bp(1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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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은 FOMC 정례회의가 두 번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예상대로 갈 경우 한 차례의 자이언트스텝과 한 차례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의 그칠 줄 모르는 금리 인상은 그 정점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따라가며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더 큰 대형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여러 현상의 어두운 점만 생각하는 이성적인 냉각의 상태에 빠져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때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주식 시장은 어느덧 PBR(Price on Book-value Ratio·자산 대비 주가비율) 0.88배를 기록하며 재차 1배 이하로 내려앉았다”며 “국내 유수 기업들의 주식이 장부가 대비 극도로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종목인 POSCO홀딩스는 장부가 대비 70% 할인된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PER 8배는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의 저점 수준이며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침체 또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근접하기 어려운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강현기 연구원은 “악재가 많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주가에 대한 악재의 반영 정도가 상당하다는 의미와도 같다”라며 “2021년 여름 무렵에는 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는 정도가 제한적이었던 것처럼 지금은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정도가 제한적”이라며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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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9월 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며 3번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자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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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 연말이 다가오면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다. 기존 수익을 확정 혹은 내년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투자자이 몰리면서 평소와 다소 다른 시장성향이 관찰된다. 대체적으로 10월부터 연말까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는 첫째, 주가 낙폭과대종목군과 기관 수급 빈집(1년 순매도상위) 종목군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또한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를 살펴야 할 때’라는 오랜 주식 시장 격언과 다르게 고배당 종목군의 약세와 저평가 종목의 강세도 연말에 특징적인 모습이다. 이는 배당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10월부터 고배당 종목군이 점차 하락하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낙폭과대 기관수급 빈집을 찾아라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멘텀은 부재하더라도 만년 저평가를 보이는 종목이 굳이 연말에 강세를 보이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코스피 벤치마크 복제가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체지수와 다르게 투자전략을 유지했던 펀드의 연말 정산의 의미가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올 4분기에 ‘1년 기관 빈집(기관 과매도)+단기 실적 상향’ 종목들을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해당 종목들은 현재 평균 대비 과도하게 낮은 성과를 보이고 있어 연말 강한 평균 회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저평가 스타일의 강세가 유행이었지만 내년 하락 가능성과 금리 상승세 둔화를 감안할 때, 배당락을 우려한 스퀴즈(매입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손해를 줄이기 위하여 매도하는 상황)가 올해 특히 커질 수 있다”며 결론적으로 1개월 정도의 단기 실적 상향과 1년 기관 수급 빈집(과매도) 스타일이 올해 연말을 겨냥한 핵심 스타일 조합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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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개선 개별 기업에 집중할 때

현재 한국 주식 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은 2020년 말 15배 고점 이후 최근 9.5배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1배 이상의 높은 PER 부담은 해소됐으나 장기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이전 한국 PER가 9~11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 정도이다. 한국의 이익전망치는 6월 말 이후 하향조정되기 시작했다. 우선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정적인 실적 가이던스 제시로 반도체 업황 기대가 꺾였다.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기업들의 매출액 성장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부담이 반영됐다. 최근 3개월 동안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6%, 9.4% 하향조정되며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 중이다. 다만 6월 이후 이익모멘텀, 성장률 등 이익 관련 지표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점이다.

다만, 6월 이후 PER는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으며, 기업 전반적으로 이익 전망치가 꺾이는 상황에서 이익모멘텀이 개선되고 내년 성장률이 높은 종목의 희소가치는 커지고 있다.

이정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매크로 환경에 대한 우려는 잔존하나 약세장 패턴, 보수적인 투자 패턴이 만연해 있기보다 이익모멘텀, 성장률과 같이 전통적인 투자 지표의 희소성이 부각된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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