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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푸틴 진짜 쏠까... 美의 핵 경고, 러 침공 딱 맞혔던 2월과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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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전쟁 없을 것으로 봤지만 美는 러의 공격 날짜까지 언급

일부 전문가 “러의 협상용 위협”

최근 미국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심각하게 경고하는 상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고할 때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전진 배치했지만,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무력시위에만 그칠 뿐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당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어서 러시아가 중국을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하지만 서방국가 중에서는 미국이 정보망을 동원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높게 보며 잇달아 경계령을 내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월 16일에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러시아는 2월 20일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22일 우크라이나 동부를 침공했다. 이어서 이틀 후인 24일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에 돌입, 7개월 넘게 전쟁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자포리자와 피브데나 원전을 공격하는 것은 핵 위협의 첫 단계”라며 “(푸틴이 대국민 연설에서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것도) 결코 허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국민도 아닌 사람 한 명(푸틴) 때문에 우리와 전 세계가 휘둘릴 수 없다”면서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최근 러시아가 수세에 몰리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치비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23일(현지 시각) 러시아 내부의 반발을 일소하고 전쟁을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도박’으로서 전략 핵무기를 쓸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러시아에 동원령이 내려졌으나 징집된 병사들은 대부분 숙련되지 못한 병력이어서 동부 지역 전투에서 완전히 패배하며 푸틴이 결국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러시아를 건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위해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서방의 물자 지원과 우크라이나의 항전, 수복 의지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러시아도 이대로 전쟁을 끝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핵물질로 인해 우방 벨라루스에 2차 피해가 갈 수 있는 키이우나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국책기관의 외교 전문가는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이후 대외적 힘을 드러내기 위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가 그때까지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협상 카드로 쓰기 위해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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