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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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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소속’ 튀르키예, 중·러 주도 SCO 가입 추진···‘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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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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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친러시아 노선을 걸어온 튀르키예(터키)가 이번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SCO 국가들과의 관계가 아주 다른 단계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이 SCO 가입을 의미하느냐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답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출범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 정회원국으로 구성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회원국 모두 개발도상국이며, 권위주의 국가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SCO는 최근 중동의 최대 반미 국가인 이란을 회원국으로 맞아들이며 세를 불렸다.

튀르키예가 SCO에 가입하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회원국이 반미 색채가 강한 협의체에 참여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이자 나토 회원국이지만, 그간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는 특별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해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 단계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이는 차기 회의 개최지인 인도에서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튀르키예의 SCO 가입 추진은 인도 등과 마찬가지로 서방과 러시아 중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과 순탄치 않은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그간 자국으로의 판매가 제한된 F-16 전투기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하게 접촉해 왔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튀르키예 남부 귈나르에 진행 중인 아쿠유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했으며, 내년쯤 원자로 1호기를 준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원전 건설을 수주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지난달 튀르키예 현지 건설사와 분쟁을 벌인 끝에 건설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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