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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뒷문으로 탄 취객, 버스 출발해 '꽈당'…기사는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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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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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승객이 버스 앞문이 아닌 뒷문으로 승차했는데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에 뒤로 넘어져서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경우 버스 운전기사는 처벌을 받아야 할까.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는 8월 12일 오후 8시경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거리에서 발생한 사고 당시 현장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시내버스 기사 A씨는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승객을 태우고자 잠시 정차했다. 기다리던 승객들은 앞문으로 승차했고, 뒷문으로는 버스에 이미 타고 있던 승객이 하차했다.

이때 술에 취한 남성 B씨가 버스 뒷문으로 승차를 시도했고, 두 다리를 포함해 몸이 완전히 버스에 올라탄 상태가 됐다. 하지만 기사 A씨는 B씨가 승차했다는 사실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시켜 앞으로 50~60cm가량 이동했다. A씨는 “가속페달은 밟지 않았으나 도로 구조가 경사가 있어 차가 굴러갔다”고 주장했다.

당시 뒷문은 B씨가 끼어있었던 탓에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뒷문에 부착된 센서로 인해 문이 다시 열리자 문에 끼어있던 B씨가 뒤로 넘어지면서 도로경계석에 머리를 부딪혔다. B씨는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현재 버스 공제조합에 접수해 치료 중이라고 한다.

A씨는 이와 관련해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개문발차’ 사고에 해당하나”라고 문의했다.

개문발차란 택시, 자동차, 기차 등의 문이 열린 상태로 출발하는 것으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제10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도로교통법 제39조 제3항에 따른 승객의 추락 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운전한 경우’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 제39조(승차 또는 적재의 방법과 제한)에는 ‘모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타고 있는 사람 또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하여 문을 정확히 여닫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한문철 변호사는 “계속 브레이크를 잡고 있고, 차가 정지된 상태에서 문이 다시 열리면서 뒤로 떨어진 거면 개문발차 사고가 아닌데, 차가 앞으로 움직였기에 경찰이 승객 추락방지 의무 위반으로 볼 것 같다. 가속페달을 안 밟았어도 그렇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일단은 개문발차 사고로 볼 수 있을지 여부를 경찰과 검찰, 법원에서 다퉈봐야 할 것 같다”며 “가입된 운전자보험에서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네티즌들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뒷문은 엄연히 하차용이고, 개문이 된 것도 센서때문인데 왜 이게 기사의 잘못이냐”, “취객의 잘못이 더 크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버스기사가 안타깝지만 개문발차 사고로 처리될 것 같다”, “승객이 내릴 때는 거울로 지켜보는데 타는 승객은 왜 못 지켜본다는 것인가”라는 의견도 있다.

한문철 TV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는 ‘개문발차 사고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이 2%,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종합 보험 또는 버스 공제조합을 통해 해결하고 처벌은 받지 않아도 된다’라는 의견이 98%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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