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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추석 이후 집값 어디로...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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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대세 하락장에 진입한 것일까.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3분기(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54.7%로 나타났다. 2분기(41.5%)보다 13.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10년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집값이 치솟았던 2020~2021년 당시 하락 거래 비중이 20%대에 그쳤던 점과 대비된다.

매경이코노미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대세 하락장에 접어들면서 추석 이후 집값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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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집값 3년 만에 하락세

▷서초, 마포 아파트 2억~3억씩 ‘뚝뚝’

꿋꿋이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속출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84㎡는 최근 33억6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신고가(35억5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떨어졌다. 서초동 서초삼성래미안 전용 84㎡도 지난 7월 20억원에 실거래돼 지난해 9월 신고가(21억원) 대비 1억원 떨어졌다.

강북권 인기 주거지로 손꼽히는 마포구에도 찬바람이 분다. 지난해 입주한 1694가구 대단지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는 얼마 전 13억4800만원에 실거래됐다. 1층 매물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매매가가 17억원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3억원 넘게 하락한 가격이다.

지방은 분위기가 더 심각하다. 세종시 다정동 가온4단지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7억3000만원(22층)에 주인을 찾았다. 최고가(11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4억원가량 낮아졌다.

공식 통계를 봐도 전국 주택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가격은 7월 대비 0.14% 떨어졌다. KB 시세 기준으로 전국 집값이 하락한 것은 2019년 7월(-0.01%)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만 놓고 보면 8월 기준 0.15% 떨어졌고 세종(-0.81%), 대전(-0.77%), 대구(-0.54%) 등 지방 주요 도시도 하락폭이 크다.

덩달아 주택 거래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량은 34만97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만8260건)과 비교해 46% 감소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3만9803건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2.5% 줄었다. 한때 ‘로또’로 불리던 청약 시장마저 침체되면서 미분양 주택도 쌓여가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일반분양 134가구 모집에 11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0.85 대 1로 미달됐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 청약 미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약불패’ 신화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청약 시장 열기가 꺾이면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올 7월 기준 3만1284가구로 지난 6월(2만7910가구) 대비 12% 이상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락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아파트 시장 침체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악재가 많아 당분간 거래 감소, 하락 거래 증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보니 지방 곳곳에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는 중이다. 부동산 투자 수요가 끊긴 상황에서 정부 규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곳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지만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곳은 여전히 많다. 부산, 광주, 울산, 대구 등 광역시 일부 자치구를 비롯해 포항 남구, 천안 동남 서북구, 창원 성산구 등 40여곳에 달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50%로 줄어들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 집값 하락폭이 더 큰 만큼 실수요자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 지방 주민들 한목소리다.

수도권 부동산 역시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여파로 당분간 매수 수요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수도권은 대부분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데 아파트 주택담보인정비율이 40%로 제한된다. 9억원 초과분은 LTV가 20%에 불과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아예 담보대출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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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부동산도 찬바람

▷9억 넘는 오피스텔 매매 60% 감소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가 닥쳤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2만596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1859건) 대비 18.5% 감소했다. 같은 기간 9억원을 넘는 고가 오피스텔 매매는 354건에서 140건으로 60.5%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이 6만1878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았지만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한동안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대출 부담이 덜했지만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오피스텔, 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가 낮아진 것. 지난 7월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로 제한됐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자 상환 부담까지 커졌다.

이 여파로 오피스텔 매매가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0.03% 떨어져 2020년 11월(-0.03%) 이후 1년 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아파트 시장 침체로 ‘아파트 대체재’로 불리는 오피스텔 시장도 당분간 한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 관측이다.

▶전세 시장도 이상 조짐

▷전세 매물 쌓이며 ‘역전세난’ 우려

매매뿐 아니라 임대차 시장 분위기도 심상찮다.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이동하면서 임대차 시장 흐름은 괜찮을 법 하지만 세입자를 못 구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8월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5만5056건으로 한 달 새 4132건 늘었다. 2년 전인 2020년 8월 28일(2만8768건)과 비교하면 90% 이상 증가했다. 전세 매물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1만5420건에서 3만4499건으로 124%가량 치솟았다.

전셋값도 슬슬 하락세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 6월 13일 조사에서 0.01% 떨어진 후 11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는 시세보다 1억~2억원가량 낮춘 ‘급전세’ 위주로 계약이 이뤄진다. 심지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온다.

2586가구 대단지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의 경우 한때 4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전용 84㎡ 전세보증금이 최근 3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전세 거래는 드물다. 한창 입주가 진행 중인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엘리니티는 총 1048가구 중 절반 이상인 538가구가 전월세 매물로 나와 있다. 새 아파트임에도 9억원을 넘나들던 전용 84㎡ 전세 호가는 최근 7억원까지 떨어졌다.

전세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세입자는 이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능하면 갱신계약을 하려 한다. 이사를 가야 할 경우에는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 부담이 더 적은 만큼 반전세로 몰리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세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이 6월 서울 아파트 기준 4.2%로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상한선(5.95%)보다 오히려 낮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5호·추석합본호 (2022.09.07~2022.09.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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