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 상가들이 파도가 들이칠 것에 대비해 합판-천막을 덧대는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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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라 부산 곳곳에서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지고 있고 해운대·광안리 등 해안가의 파도도 높이 일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큰 파도가 들이쳐 침수가 예상되는 해운대 해안도로 인접 마린시티 안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및 일반 상가가 철시를 하거나 상가 주민들이 대피하고 부산항이 5일 0시부터 운영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5일 오후 1시30분쯤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와 붙어 있는 아델리스·아이파크 등 주상복합아파트와 상가빌딩 1층에 위치한 가게 상인들은 유리로 된 외벽에 천막과 합판을 붙이거나 모래주머니들을 문 앞에 쌓는 등 태풍 대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통유리창에 비닐이나 테이프를 바르거나 신문지를 붙인 곳도 있었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역대 최강급 태풍이라해서 외벽 통유리에 천막을 대고 쇠파이프 구조물을 설치한 뒤 합판을 덧대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게 앞 화단 난간 위에는 모래주머니 150여개가 쌓여 있었다.
이들 지역 가게 앞 수영만 해안도로는 바다 쪽으로 1m가 조금 넘는 높이의 차수벽과 그 뒤로 대형 테트라포트들이 놓여 있다. 큰 태풍 때는 파도가 테트라포트와 차수벽을 넘어 와 해안도로와 상가 건물을 들이치는 곳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카페·커피숍·식당·주점 등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5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 있는 한 건물 주차장 입구에 태풍 '힌남노' 가 몰고 올 폭우에 대비, 모래주머니들이 높게 쌓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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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쯤 되자 태풍의 간접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듯 이 해안도로 차수벽 뒤의 파도는 점차 거세지며 소리도 커졌다. 해운대구는 지난 4일 오후 이들 마린시티 해안도로 상가와 해운대구 미포·청사포·구덕포 등지의 해안가 상가 99곳의 주민들에 대해 대피권고를 했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 태풍 ‘힌남노’의 강풍 반경에 들어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태풍은 6일 오전 6시 부산 서남서쪽 90km 해상을 통과한 뒤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상륙 당시 태풍 강도는 ‘강’으로 예보됐다.
‘힌남노’는 5~6일 사이 부산에 100~300mm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많게는 400mm 까지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람 역시 해안가를 중심으로 순간 최대 초속 40~6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돼 있다. 파도도 3~12m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상 중이다. 만조시간인 6일 오전 4시31분 전후로는 월파나 저지대 침수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마린시티 등 해운대 해안가에 밀집한 고층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은 2~3일 전부터 아파트 인근 길과 화단 등에 널린 작은 돌멩이들을 제거하거나 주변 지역의 자전거 등을 치웠다. 마린시티 안 두산위브더제니스에 사는 김모(50)씨는 “간격이 늘어나 헐렁해진 창문의 잠금장치를 보수하도록 하는 등 주민들이 태풍 대비 정보를 공유하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태풍 '힌남노'가 부산으로 접근하자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승용차 전시판매장이 강풍에 대비, 통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여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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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에 사는 조모(65)씨는 “워낙 강력한 태풍이라 해서 걱정스럽다”며 “단톡방이나 밴드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아파트 주변 태풍 대비 요청 사항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거나 관리사무소에 주변 위험 요소 제거를 요청하는 등 며칠 전부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 인접한 카페·커피숍 등은 야외 테라스에 내놓았던 테이블과 의자를 모두 치우고 출입문 앞 등에 모래주머니를 쌓아둔 곳이 많았다. 바닷가 쪽으로 나 있는 통유리 외벽창에 비닐이나 테이프를 붙이거나 합판을 덧대어 놓은 곳들도 눈에 띄었다.
또 동구와 남구 등은 4~5일 저지대 침수 우려지역과 낡고 오래된 경사면·옹벽 등 붕괴 위험지역에 사는 145가구 198명에게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토록 명령했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5일 오후 3시부터 낙동강 하구 둔치에 있는 삼락·대저·맥도생태공원의 진입로를 봉쇄했고 부산시 시설공단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어린이대공원과 금정구 부산영락공원 등 시내 유원지와 묘원 등의 출입을 제한했다.
시설공단 측은 “태풍이 가까이 접근해 평균 풍속이 초속 20m 이상이 되면 광안대교 등 시내 7개 해상교량의 차량 통행을 전면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비상 최고단계인 ‘3단계’를 선제적으로 발령, 직원 7600명을 비상근무케 하고 부산소방본부는 종합상황실 신고 접수대를 기존 68대에서 88대로 늘려 신고 폭주에 대비했다.
부산항만공사는 피항이 가능한 선박들을 경남 거제 등으로 피항시켰고 항만 내에 쌓인 컨테이너와 대형 크레인 등의 고정장치를 강화했다.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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