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사 '독성도'(獨聖圖)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35년 전 도난된 것으로 알려진 대구 용연사의 불화를 포함한 19세기 불화 두 점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1987년 8월 도난 신고된 불화 '독성도'(獨聖圖)와 2000년 10월 도난 사실이 알려진 '신중도'(神衆圖) 등 불화 두 점을 되찾아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에 돌려줬다고 5일 밝혔다.
용연사의 극락전에 봉안됐던 '독성도'는 1871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73.7cm, 세로 99.8cm 크기의 이 불화는 당초 경북 청도 적천사의 백련암에 봉안됐으나 조선 후기 암자가 없어지면서 인근 용연사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화는 환수 당시 태고종 사찰인 부산 백운사 내 삼성각(독성당)에 보관돼 있었는데, 백운사 측은 평소 교류가 있던 한 스님으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해왔다고 전했다.
전남 구례군 천은사의 암자인 도계암에 봉안됐던 '신중도' 역시 19세기 불화로 추정된다.
면 바탕에 채색한 이 불화는 가로 126.0cm, 세로 192.3cm 크기다. 하단에 적힌 묵서(墨書·먹물로 쓴 글씨)에 따르면 1897년 만들어졌다고 하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의 조사 결과, 태고종 사찰인 경남 거제 대원사 측은 서울 명인박물관으로부터 2019년 11월 불화를 기증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박물관 측이 어떤 경위로 불화를 소장했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천은사 도계암 '신중도'(神衆圖) |
두 사찰은 해당 불화를 각각 시·도지정문화재로 신청하는 과정에서 도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주지 스님들은 "신앙의 대상인 탱화가 지금이라도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되어야 한다. 앞으로 불교 문화재가 도난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조계종 측에 기증 뜻을 밝혔다.
조계종은 오는 6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고불식(告佛式)을 연다.
행사에는 최응천 문화재청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불화 환수를 기념하고 문화재 '환지본처'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소시효가 끝나 사법 처리가 어려운 도난 문화재나 선의로 취득한 도난 문화재라도 지속해서 설득하고 합의하는 등 문화재가 원래 있던 곳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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