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유럽 가스값14배 오르자…‘발전용 가스요금 상한제’ 만지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일 유럽연합 에너지 장관 모여 특별 회의

‘가스 요금 상한제’, 전력 시장 구조 개혁 논의


한겨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2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만나 ‘어떻게 기후 친화적 유럽을 달성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에너지 장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요금이 급격히 오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다.

유럽연합 순회의장국인 체코의 요세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주말 동안 협의한 끝에, 에너지 위원회 특별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9일 브뤼셀에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켈라 장관은 “에너지 시장을 바로잡아야만 한다”며 “유럽연합 차원의 문제 해결방법이 최선이다”라고 했다. 유럽 전체의 문제인 ‘에너지 요금 급등’에 대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전기 요금은 지난 10년 평균보다 10배나 올랐다. 겨울 전력난 위기 속에 가스 가격은 14배나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은 같은 날 “유럽연합이 치솟는 가스 요금과 전기 요금을 분리하는 방법을 동원해 전기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긴급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유럽연합 차원에서 더 저렴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통해 전기 요금을 안정화 시킬 수 있도록 “긴급 조정”(emergency intervention)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가스가 지나치게 전체 전력 시장 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를 (가스와 전기 요금을) 분리해야 한다. 재생가능 에너지가 저렴한 금액으로 생산되도록 해야 하며, 그러한 (낮아진) 요금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도록 그리고 과실이 취약 가구를 돕는 데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수주 안에 매우 빠르게 작동될 수 있는 긴급 수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직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언급한 ‘긴급 조치’의 구체적인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럽연합은 향후 전기 발전에 사용되는 가스 요금 상한제 등 전력 시장 구조 개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 <비비시>(BBC) 방송은 29일 티너 반데어스트라에텐 벨기에 에너지 장관이 ‘가스 요금은 동결돼야 하고 가스 요금이 전기 요금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전력생산에 천연가스가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가스 요금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살 때도 활용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독일 <도이체 벨레>는 유럽 전력 시장 개혁이 전기 요금을 결정하는 이른바 ‘메리트 오더(merit order) 메커니즘’을 바꾸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리트 오더 시스템에서는 발전 비용이 가장 싼 발전소가 먼저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고, 이후 오름차순에 따라 발전 비용이 가장 비싼 발전소가 마지막에 전력을 공급한다. 하지만 문제는 전기 요금이 결정될 때 발전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발전소, 예컨대 가스 발전소의 한계비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재생 에너지를 통해 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라더라도 전기 요금은 가스 발전을 기준 삼아 책정되기 때문에 실제 에너지 생산에 드는 비용과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 사이에 가격 불균형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내달 9일 열리는 회의에서 유럽연합은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한겨레>기자들이 직접 보내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동물 사랑? 애니멀피플을 빼놓곤 말할 수 없죠▶▶주말에도 당신과 함께, 한겨레 S-레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