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미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에게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우려 전달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6일 서울 새종로 청사에서 여승배 차관보와 한미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국을 방문중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6일 박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적으로 면담을 가졌다. 정부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에게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한국산 차량을 제외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우려와 항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양국 간 동맹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도훈 2차관과 박진 장관을 잇달아 만났다. 면담에서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안인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대한 의견 교환을 포함해 북핵 대응, 한·미 관계, 한·미·일 협력 방안, 글로벌 현안 등 상호 관심사가 논의됐다. 한국 측의 IRA와 관련된 문제 제기도 비중있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과 소통하는 각 급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여 차관보와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면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의 IRA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고, 양 차관보는 이에 대해 외교당국 간에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면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IRA에 관해 논의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문제를 폭넓게 논의했다”고만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 양측은 “지난 5월 한·미 양국 정상이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한 이래 각 급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소통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특히 양측은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앞두고 고위급 교류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고 다음달 개최 예정인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실행력 있는 확장억제 제고 방안에 대한 심도있는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는 또 “한·미 양측은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위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미국 측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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