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춘천의 한 햄버거 가게를 찾은 여성 2명과 남성 1명은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음식값을 환불 받았다. 그런데 일행이 떠난 후 CCTV를 확인한 식당 주인은 이들이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의심하게 됐다.
당시 영상을 보면 일행 중 한 여성이 음식을 먹다 말고 담요에서 뭔가를 떼어내 식탁 위 휴지에 올려놓는다. 얼마 뒤 남성과 여성이 자리를 뜨자 남아있던 여성은 종업원에게 휴지를 보여준다. 이후 이 여성은 먹던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주장하며 환불받은 후 돌아갔다.
음식점 종업원은 "(당시 손님의) 기분이 너무 언짢으시고, 자기 딸은 비위가 너무 약해서 지금 구역질하러 화장실에 갔다 하면서 메뉴 전체에 대한 환불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 달 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당시에는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음식을 다시 가져다줄 것을 요구했다.
음식점 사장은 "아무 것도 접시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혀 음식이 묻어있지 않은 머리카락을 저희한테 주면서 환불해달라고 했다"라며 "두 번 연속으로 이렇게 방문해서 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일행 중 한 명은 7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A씨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줬다. A씨는 보도 다음 날인 16일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저나 우리 가족이 햄버거에 고의로 머리카락을 넣은 적 없다. 자세한 내용은 수사 과정에서 상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뒤 A씨가 식당에 5000만원을 배상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A씨는 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상습적으로 사기를 벌인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이 외에도 음식에서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나왔다고 주장해 음식 값을 환불 받는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비슷한 사기를 당했다며 도움을 구하거나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문제는 막상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항의하는 손님이 생기면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환불을 해준다는 점이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온 경위를 곧바로 파악하기 어렵고, 매장 내에서 손님이 강하게 항의하면 다른 손님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어서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머리카락 사기' 논란과 관련해 "머리카락이 나오면 DNA 검사라도 하고 싶은 심정", "저런 식으로 돈 아껴서 어디에 쓰냐", "죄 없는 우리(자영업자)만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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