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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1기 신도시 재정비, 최대한 빠르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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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공약 파기하나” 반발 커지자 진화 나서

대통령실이 1 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에 대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경기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 “이번 정부에서도 재정비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공약 파기 논란이 커지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핵심 부동산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정부는 윤 대통령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기 위해 정부 출범 직후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 후속 조치에 이미 착수했다”며 “일부 언론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가) 당초 발표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는 첫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1기 신도시 재정비 종합 계획을 2024년까지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것이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가 2024년 이후로 밀린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2024년이면 총선 앞두고 주민들을 볼모로 잡겠다는 것이냐” “이번 정부에서도 재건축은 물 건너갔다”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1기 신도시는 지난해부터 차례로 재건축 가능 연한인 ‘준공 30년 차’를 맞고 있다. 오는 2026년이면 1기 신도시 아파트의 90%가 재건축 가능 연한을 채운다. 노후화 문제가 대두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 제정, 10만호 추가 공급 신속 추진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노후 신도시 주민들의 열망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면서 공세에 나섰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당초 시기하고 딱 맞느냐, 조금 늦어졌느냐는 국민들이 좀 더 이해를 해주실 수 있는 사항”이라고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최 수석은 브리핑에서 “신도시같이 도시 재창조 수준의 마스터플랜(개발 계획)은 5년 이상 걸리는 게 통상적”이라며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의 수립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굉장히 이례적으로 빠르다”이라고 했다. 이어 “1년 6개월 정도면 물리적으로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아무리 서두르더라도 최소한 1년 이상의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고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며 “각자도생, 우후죽순 재건축으로 들어가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같은 정부 해명에도 민주당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대선 공약 파기”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2024년에나 수립하겠다는 것은 사실상의 대선 공약 파기”라며 “정부와 별개로 경기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자체적으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추진할 민관 합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TF는 1기 신도시 노후화 실태를 파악하고, 용적률 완화 등 재정비 방안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분당 지역구인 민주당 김병욱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호언장담한 것과 달리 신도시 재정비 공약은 2024년 연구용역 발표 이후 중·장기 과제로 밀려났다”며 “‘마스터플랜’은 사업을 추진하는 척 시간 끌기 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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