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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업 65% "하반기 수출 꺾인다"… ‘스태그 직전’ 암울한 전망도 [한국경제, 퍼펙트스톰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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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수출기업 대상 조사
中·원자재·공급망 ‘3대 악재’ 발목
中수요 감소 가전·섬유 타격 클듯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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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등 주요국의 수요 감소, 원자재값 인상, 불안한 공급망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는 '퍼펙트스톰'으로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부진 속 물가급등)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韓 수출 꺾은 '퍼펙트스톰'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4.7%가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수출이 '큰 변동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3.0%,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12.3%에 그쳤다. 하반기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은 '중국 등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44.3%)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고 '부품·원자재가 인상'(37.6%), '공급망 위기'(18.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봉쇄 여파로 1·4분기 4.8%에서 2·4분기 0.4%로 하락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진출 기업의 72.1%가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가전(-6.67%)의 수출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고 섬유·의류(-5.86%), 철강(-4.32%), 제약·의약품(-0.67%), 조선·플랜트(-0.3%) 순이었다.

또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위기도 하반기 수출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수출 전망도 어둡다. 조사대상기업의 66%는 '올해보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15.7%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정부에 기대하는 대외정책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강화'(37.3%)가 가장 많았고 '신규시장 진출 등 수출다변화 지원'(26.1%),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 통상전략 강화'(25.3%), '전략산업 육성'(11.3%) 등이었다.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협력해야 할 국가로는 미국(47.3%·복수응답)이 가장 많이 거론됐고 이어 중국(33.7%), 유럽(15.3%), 중동·아프리카(13.0%) 등의 순이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에 대해서는 '참여해야 한다'(53.4%)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참여는 하되 당장은 보류하는 것이 낫다'(41.3%)는 의견도 40%를 웃돌았고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3%에 그쳤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하반기 수출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려가 많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업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활력을 제고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도 시간 문제

한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 2% 초반, 잠재성장률 이하로 성장할 경우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2·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전년동기비)로 물가 측면의 스태그플레이션 판단 기준치(물가상승률 장기평균 2.34%+표준편차 1.25%)인 3.59%를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 측면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했고, 하반기 성장률에 따라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경연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2% 초반까지 하락한다면 국내총생산(GDP) 갭(실제GDP-잠재GDP)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물가와 성장률 모두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진입한다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한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프랑스, 그리스 등의 사례와 같이 수요확대,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증요법에 기댄다면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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