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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구글의 인앱결제 압박' 속 게임 · 콘텐츠 업체들, 토종 앱 원스토어 입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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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하반기 중 원스토어 입점 논의 중
멜론 이어 지니뮤직도...엔씨 '블소2' 신규 출시
구글 압박에 대안으로 토종 앱 원스토어 주목
앱 마켓 수수료 인상 압박 누그러들지 관심
한국일보

원스토어 이미지. 원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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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콘텐츠 앱들이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새 판매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구글이 최대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라며 압박하자 원스토어를 대안으로 택한 것이다. 원스토어는 반대로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낮추며 새 고객 유치에 나섰다. 주요 콘텐츠 앱이 원스토어에도 선보이면서 구글이 장악한 앱마켓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의 원스토어 입점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그동안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를 할 수 있었다. 이미 네이버웹툰이 원스토어에 입점한 만큼 하반기 중에는 양대 웹툰 앱을 원스토어에서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구글 눈치 봤던 게임, 콘텐츠 앱들 원스토어 입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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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를 원스토어에 신규 출시했다.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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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플랫폼 역시 6월 멜론에 이어 지니뮤직까지 현재 원스토어 신규 입점을 추진 중이다. 주요 게임사들도 활발하게 원스토어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를 시작으로 이달 초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2'를 원스토어에 출시했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과 엔씨를 시작으로 중소 게임사들도 원스토어를 노크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 업체들은 그동안 구글의 눈치를 보느라 원스토어 입점에 신중했다. 구글의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콘텐츠를 냈다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원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할 경우 구글의 추천 콘텐츠(피처드)에서 빠질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도 돌았다"고 말했다. 또 구글 플레이의 앱마켓 시장 점유율이 75%에 이를 만큼 영향력이 압도적인 탓에 구글 앱 마켓에서 잘 팔릴 수 있는 쪽으로만 마케팅·제작 역량을 쏟아부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불허' 보며..."구글로부터 벗어날 필요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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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를 위해, 별도의 다운로드 홈페이지를 안내하고 있다.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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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이 4월부터 자사의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도록 압박하면서 콘텐츠 업체들의 불만도 커졌다. 그동안 앱 외부 결제를 통해 내지 않았던 수수료가 발생하면서 수익을 유지하는데 타격을 받게 됐다. 콘텐츠 업체들은 결국 이용 요금을 15%가량 올릴 수밖에 없었고 그 불똥은 이용자들에게 튀었다.

그러던 중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 결제 화면에 앱 외부 결제를 위한 아웃링크를 유지했다가 업데이트가 중단된 사태까지 벌어졌다. 카카오가 백기를 들며 사태는 가라앉았지만, 콘텐츠 업체들은 구글의 압박 강도를 눈으로 봤다.

반면 원스토어는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새 고객을 끌어당기기 위해 5월 미디어 콘텐츠 앱에 대한 기본 수수료를 20%에서 10%로 낮췄다. 구글의 수수료인 30%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콘텐츠 업체들은 원스토어에 앱을 선보이면 수수료 부담이 줄어 이용 요금을 올리지 않아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해 규제를 검토하자 콘텐츠 업체들도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원스토어 입점을 결정하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앱마켓 사업자에 대한 사실 조사를 진행 중이며, 서울경찰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구글이 위법한 행위를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구글-애플 천하 앱마켓 시장 균열 발생할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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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앱마켓 시장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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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앱을 원스토어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을 경우 구글이 지금처럼 수수료를 강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최근 국산 대작 게임들과 콘텐츠 앱들이 원스토어에 잇따라 입점하며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특히 원스토어에 부족하던 국내 기업들의 입점 문의가 매우 활발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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