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제주난타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고영인,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정청래, 송갑석 후보. 제주=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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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가 지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고민정 의원과 윤영찬 의원이 상반된 생존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재명 의원과의 관계부터 당헌 80조 개정 등에서 결이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다.
'어대명' 속 녹록잖은 비명 최고위원 주자들
11일 현재 최고위원 선거 당선권(5위)에 포함된 4명이 친이재명(친명)계를 표방한 주자들(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영교 의원)이다. 반면 비이재명(비명)계에선 고 의원이 2위로 유일하게 당선권에 속했고, 윤 의원이 6위로 당선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선거 초반 결과에 대해 "당대표 선거에서 이재명 의원(누적 득표율 74.15%)과 다른 두 의원(박용진·강훈식)의 득표가 7대 3 비율이면, 최고위원 선거도 비슷한 양상"이라고 했다. 이 의원 지지층이 친명계 최고위원 주자들에게 표를 주는 경향을 감안하면, 비명계 최고위원 주자(고민정·윤영찬·고영인·송갑석 의원)들은 나머지 30%를 나눠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비명계 주자들이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고민정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대구 중구 대봉동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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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인지도 앞세워 '중립' 이미지 강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란 공통점을 지닌 고 의원과 윤 의원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상이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높은 인지도가 강점인 고 의원(누적 득표율 22.24%)은 현재 1위 정청래 의원(누적 득표율 28.40%)과 경쟁을 부각했다. 그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저는 비명임을 확실히 한 사람이고 정청래 의원은 친명임을 명확히 한 분"이라고 했다.
이어 "반명(반이재명)이라고 하면 아니라고 하려 했는데, 비명이냐 물으면 부인하진 않겠다. 저 스스로 친문(친문재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중립'을 표방하며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 것에 대한 일부 친문 지지층의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강성 친명 지지층도 이낙연 전 대표가 2020년 총선 당시 고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두고 공세를 펴고 있다. 고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당시 총선 승리를 위해 우리 당 후보 40여 명 이상의 후원회장을 수락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가 지난 7일 제주 경선에서 "친명, 반명으로 나눠 마치 사상 검증을 하듯 서로를 대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불신은 자멸을 재촉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6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대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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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호남·대의원 기대... 李와 대립각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 의원은 분명한 '친문·반명' 색채를 강조하고 있다. 윤 의원은 광복절 사면을 앞두고 "진정 국민통합으로 사면을 단행한다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다른 누구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방탄용'이란 지적이 많은 당헌 80조 개정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당 강령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었던 '소득주도성장'이란 표현을 '포용성장'으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반대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의 선거 패배 원인은 소득주도성장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다운 인물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지우기 작업, 당장 멈추라"고 반발했다.
호남 출신인 윤 의원은 당의 텃밭인 호남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앞세워 당대표 선거에서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용진 의원과도 연대하고 있다. 윤 의원은 "호남과 경기, 서울로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며 "대의원 투표 성향이 일반 권리당원과 차이가 있는 만큼 역전을 기대한다"고 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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