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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민주 '당헌 80조 개정' 논란…"창피하다" "탄압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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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기소시 당무 정지'를 명시한 '당헌 80조' 개정 문제를 놓고 시끄럽습니다. 비명계에서는 창피하다, 민주당이 망한 짓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졌는데요. 물론, 찬성의 목소리도 많은 상황입니다. 박용진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당 대표 경선 TV토론에서 정면으로 맞붙기도 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 "당헌 80조 개정? 창피하다" >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는 정말 좀 창피합니다.]

'당헌 80조' 개정 논란, 조응천 의원이 한마디로 '창피하다' 쓴소리를 냈습니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척결, 민주당의 혁신 의지를 담아 마련한 당헌이었죠.

[김상곤/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2015년 6월 23일) : 실제 이제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 이것이 이제 포함됐습니다.]

조 의원은 이제와 당헌을 개정하자는 건 민심에 반하는 일이고, 내로남불 계보를 하나 더 잇는 것이다, 날을 세웠습니다.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고쳐매선 안 된다는 겁니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에 손을 대려는 사람, 이른바 '사법리스크'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후보죠. 앞서 이 후보는 야당 침탈 통로가 될 수 있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무슨 소리냐? 다름 아닌 야당 때 만들어진 당헌이다, 직격을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9일) : 여당일 때는 저는 뭐 상관이 없는 조항인데 야당이 됐는데 지금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검찰의 예를 들면 지나친 권력 행사가 문제 아닙니까? 여당의, 정부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저는 기소만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상곤 혁신위, 조국 혁신위원, 문재인 대표 시절에 만든 겁니다. 당시에 김상곤, 조국이 민주당을 검찰 손에 맡기겠다고 그런 당헌 개정을 한 거다? 그렇지가 않지 않습니까.]

이 후보는 당원이 원한다는 점도 당헌 개정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데요. 실제로 당원들의 청원이 있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8일) : 이미 당원 청원 게시판 통해서 5만명 이상이 요구한 사안이고, 또 그전부터 관련된 논의가 전준위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절차에 따라서만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당심이 늘 옳은 건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유인태/전 국회 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이 망한 짓거리 두 개 큰 거 있잖아요, 천벌받을 짓 한 거. 위성정당 만든 거하고 이거 보궐선거 당헌 고친 거. 그거 전부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서 된 거예요.]

대선과 지선 패배의 시작점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당심을 앞세워 억지로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세웠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때와 상황이 똑같다는 겁니다.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11월 3일) : 이번에 뜻을 저희들이 온라인 투표로 여쭤본 결과 매우 높은 투표율과 매우 높은 찬성률로 당원들께서는 후보자를 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 하는 판단을 내려주셨습니다. 당헌 개정안도 우리 전당원 투표의 결과를 반영한 그러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당헌 개정 논란은 당권 주자들 사이에 신경전으로도 번졌는데요. 결국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이번 논란의 근원이죠. 이 후보가 탄압의 근거를 내놔야 한다, 마녀사냥이냐 정면 충돌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이재명 후보께서 정치 탄압을 당하고 있고 국기문란 상황이라고 설명하셨으니까 그와 관련해서 우리가 같이 싸우려면 근거와 자료를 주시면 같이 싸우겠다는 이런 말씀을 오히려 드리는 거예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마녀가 아닌 증거는 없는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동지로서 같이 이야기했으면 좋겠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마녀인 증거를 본인이 내셔야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마녀라고는 수사 기관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으니까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고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 아닌 증거를 내라면서요. 나보고. 그러니까 그런 건 조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후보가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 검·경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인 듯한데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혜경 씨, 그제 경찰이 출석요구서를 보내왔다고 하죠. 이 후보 측은 이 사실을 먼저 알리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8월, 국회의원 부인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 대한 해명도 함께 내놨습니다. 당시 본인 식대는 정치자금 카드로, 나머지 식대는 법인카드로 결제를 했다고 하는데요. 김혜경 씨는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몰랐다는 겁니다.

[이재명 의원실 (어제 / 음성대역) : 당시 김씨는 나머지 3인분 식사비(7만8천원)가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에 의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현장에서 제보자를 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김혜경 씨는 관련 사실을 몰랐을까요? 당시 법인카드로 직접 결제를 했던 제보자 A씨, 김혜경 씨의 최측근이죠. 배모 씨와 이런 통화를 했습니다.

[배씨/김혜경 씨 수행비서 : 니가 먹은 것까지 다 합쳐서 12만원 미만으로 (결제)하라 그랬지. 내 말은 기억이 없어? 금액만 나오게 해서 카드랑 영수증 갖고 와. 밥 먹고.]

식사 전에 법인카드를 써라, 미리 지시를 한 겁니다. 여기에 인원수와 메뉴를 숨긴 꼼꼼한 영수증 처리도 눈에 띕니다. 이 후보 측은 당시 대선 캠프에서 식사 접대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세웠었다고도 강조했는데요.

[이재명 의원실 (어제 / 음성대역) : 이재명 경선 후보자 캠프는 기부행위 등 위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후보자나 배우자가 타인과 식사를 함께할 경우 대접하지도 대접받지도 않는다'는 명확한 방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작 해당 모임에서 자비도 아닌, 법인 카드, 국민 세금으로 대접을 한 셈입니다.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선거법 위반 협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요. 경찰의 법인카드 수사, 민주당에선 정부·여당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죠.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원희룡 장관의 오마카세 문제가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굉장히 문제 제기가 됐었죠.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는 그 어떤 조치도 저는 보이지 않거든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오마카세 의혹, 저도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4월 28일) : 점심은 1인당 7만 5천 원, 저녁은 16만 원에 이르는 '오마카세', 그러니까 일종의 코스 요리를 1인당 3만 원 이하로 결제를 했다는 겁니다. 도지사 할인이라도 받은 걸까요? 4인 룸에서 18명이 간담회를 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하는데요. '서서 갈비'처럼 서서 오마카세를 먹은 건가, 싶기도 합니다.]

제주 경찰은 뭐하고 있나? 싶습니다. 문득 원 장관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용을 꼬집었던 이 말도 떠오르네요.

[원희룡/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CBS '한판승부' / 2월 3일) : 만약에 경기도지사같이 했으면요. 저는 벌써 국립대학 여러 번 왔다 갔다 했을 겁니다. {국립대학이라면은?} 법무부.]

< "친명? 정청래·장경태는 아니다" >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아무래도 대세가 이재명 당대표다 보니까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그분들을 이렇게…그분들이 적극적으로 이재명과 함께한다라는 그거를 선거 전략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다 친명이다'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고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현재 당선권에 비명계는 고민정 후보가 유일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당 지도부가 사실상 친명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당대표도 최고위원도 서로의 건강한 균형을 맞출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지명을 당하는 게 아니라 선출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조금은 다른 결의 목소리를 오히려 내려는 노력들을 보였어야 되는 게 아닌가…]

친명 중에 친명, 찐명으로 통하죠? 김남국 의원도 이런 비판이 조금 부담이 됐나 봅니다. 친명으로 분류된 후보들, 전부 다 친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친명 감별사로 나섰습니다. 김 의원이 인정한 진짜 친명, 박찬대, 서영교 후보입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는 대변인, 서 후보는 상황실장 역할을 맡았었다는 겁니다. 반면 정청래, 장경태 후보는 친명까지는 아니다, 선을 그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정청래 의원님은 어떤 계파를 형성해서 정치를 하시는 분이 아니고 우리 국민과 가깝게 소통하면서 아주 개혁적인 그런 성향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신데요. 아무래도 여러 가지 가치적인 측면, 정치노선적인 측면에서 이재명 의원과 가깝다라고 봐야 될 거고요. 그다음에 장경태 의원도 그런 차원에서 정치 색깔이 같은 것이지 어떤 계파를 형성해서 '친명이다'라고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위해 당 대표 출마까지 포기했다는 정청래 후보, 조금 섭섭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8일) : 정청래가 살아온 정치적 삶이 선당후사 백의종군 아니었는가 그렇다면 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포지션이 무엇일까, 또 당원과 지지자를 만났을 때 저보다는 이재명을 더 당대표로 원하더라고요.]

다만, 정 후보는 현재 득표율 1위를 달리고 있죠.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선 당선 안정권인데요. 김남국 의원이 친명이라고 인증한 서영교 후보는 아슬아슬한 5위입니다. 비명계인 윤영찬 후보와 자리바꿈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김 의원의 친명 감별, 서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큰 그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큰 그림으로 나를 좀 밀어달라는 당권 주자도 있죠. 박용진 후보인데요. 강훈식 후보에게 또다시 단일화를 제안했습니다. 내일부터 국민 여론조사가 시작되는데요.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 (민주당에) 변화의 에너지가 모이고 있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박용진 혼자서는 못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강훈식 혼자서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세대, 같은 비전, 같은 방향 이런 것들이 일정하게 접점이 만들어지고 합의가 됐다고 생각하신다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 점을 공감하신다면 저는 이제 우리 모두가 결단을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강 후보가 제안하는 방안으로 단일화를 하겠다고도 했는데요. 강 후보의 반응, 단일화의 명분도, 감동도 없다, 한마디로 회의적이었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강훈식이라는 사람이 민주당의 미래와 비전을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되는데, (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활주로에 자꾸 단일화라고 하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서요.]

이번 주말, 강 후보의 홈 그라운드인 충청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죠. 강 후보 입장에선 지금 단일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 후보, 단일화 없이 '반명 전략'만으로 싸움을 이어가야 할 듯싶은데요. 반대 논리만으로 얼마나 더 지지세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국민의힘 천하람 혁신위원이 박 후보에게 띄운 조언으로 마무리합니다.

[천하람/국민의힘 혁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박용진 의원은 이제는 이재명 의원에 대한 어떤 공격은 좀 그만하시는 게 좋다고 봐요.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보면 이재명 의원 갑자기 매섭게 공격하다 보니까 또 당내에 있는 많은 당원들의 미움을 받게 됐거든요. 그래서 적당한 수위 조절도 필요하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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