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헌법·북한이탈주민법에 北주민 보호 근거…"국가안보 위해 우려자 등은 제외, 귀순 의사가 중요"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북한 병사 1명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SOF는 북한 병사의 사진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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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사 1명을 생포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우리 정부는 북한군 심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통역 지원부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과의 협업을 통해 동시 심문 등의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심문 과정에서 북한군이 한국으로 귀순 의사를 밝힐 경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도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를 통해 부상을 입은 북한군 1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후속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사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가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병사의 사진을 텔레그램으로 공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의 생포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된 북한군 1만1000여명 중 일부가 실전에 투입했다"면서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는 1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0월부터 러-우 전쟁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자국 특수부대인 폭풍군단 등 병력 1만1000여명을 파병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해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지역이다.
러시아는 북한군을 전선돌격대로 활용한 이후 자국 부대를 투입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북한군은 전선을 뚫는 역할을 맡고 있고, 드론 공격까지 처음 당하면서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3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가 22일(현지시간) 사살된 북한군 병사로 추정된다며 밝힌 군용 신분증. 러시아어로 된 신분증 서명란에 한글로 리대혁이라고 적혀 있다. /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 텔레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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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명이 생포되면서 우리 정부가 심문 등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10월 국정원·국방부·합동참모본부·외교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 보냈다. 당시 나토의 '파트너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추후 북한군 심문, 귀순시 통역 지원 등의 협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북한군이 포로가 되거나 투항했을 경우 소통할 우리 측 요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면서 "우방국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정부의 지원 범위도 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군 포로가 귀순을 요청하면 이를 수용할지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귀순 요청시 정부 대응 방안'에 대해 "국제법·국내법적으로 당연히 우리나라가 받아줘야 한다"면서도 "북한 권력의 아래에 있는 부분이 존재하기에 고민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귀순 요청을 검토해야 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국정원이 밝힌 법적 근거는 헌법 제3조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 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보호및정착지원에 관한 법률'(북한이탈주민법)은 군사분계선(MDL) 이북 지역에서 벗어난 북한 주민의 보호를 규정한다.
다만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한이탈주민법 제9조에는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좌, 위장탈출 혐의자, 국가안전보장 등에 중대한 위해 발생 우려자는 보호 대상자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면서 "결국 북한군 포로의 '귀순 의사'가 우리 정부가 북한군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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