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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7월 美소비자물가 안정 땐…코스피 반등랠리도 기대해 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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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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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증시를 짓누르던 공격적 금리 인상 불안감이 한층 해소된 가운데 올해 남아 있는 FOMC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달부터 확인될 물가지표와 경기 침체 현실화 가능성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날보다 0.82% 오른 2435.27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90억원, 58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외국인이 홀로 407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번 자이언트스텝이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속도였고 연내 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도 랠리를 펼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다가올 9월 FOMC까지 증시 방향성을 가를 주요 변수는 물가와 경기 침체 등이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나올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는가에 따라서 연준이 9월 자이언트스텝을 할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물러날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증시는 긴축 우려가 일부 완화되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장세) 성격의 안도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물가 확인 전까진 추세 상승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연말까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이 미칠 수 있고 코스피는 2280~27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9월까지 발표되는 7월과 8월 물가지표가 6월보다 낮게 나온다면 물가 정점 통과 인식이 유입되고 금리 인상 예상 폭도 줄어들며 증시가 반등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경기 둔화 지표들은 오히려 9월 이후에 더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고 3분기 기업 실적 악화 등이 본격화되면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2100~2600선으로 제시했다.

한편 경기 침체 우려는 이미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돼 큰 악재로 볼 수 없단 분석도 나온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3개월 동안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우려가 함께 증시 악재로 선반영됐고 과거 닷컴버블 시기에도 경기 침체는 대부분 미리 반영돼왔다"며 "더 큰 변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될지와 원자재 가격을 움직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료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겨울 전에 휴전 선언 등이 나온다면 유가가 7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기업 실적 역시 중요 변수로 꼽힌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실적 발표와 분기 성장률, 고용지표 등에 주목해야 한다"며 "하반기 코스피는 2200~28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가운데, 향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주목된다.

김 센터장은 "8월 금통위에선 25bp(1bp=0.01%p) 인상이 예상되는데,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경기 둔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긴축 강도는 미국보다 먼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한은 금리 인상이 증시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경제엔 누적적으로 영향을 주고 이자 부담, 내수 경기 둔화 등을 불러올 수 있다"며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고 미국보다 훨씬 빠르게 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기준금리는 역전됐지만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미국보다 한국이 높은 상황이고 향후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금리 역전보다 환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반기 수급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는 채권, 대형 수출주, 성장주 등이 제시됐다. 정 연구위원은 "기준금리는 올라가지만 향후 물가 변곡점과 경기 둔화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며 "연말과 내년 초에는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데 이때 장기투자자들은 성장주를 저가에 매수하는 것도 유효하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낙폭과대 정보기술(IT) 종목이 반등 여지가 있고 자동차 업종이 생산 차질 완화로 하반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라며 "성장주 중에선 배터리 업종이 여전히 긍정적이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리오프닝 투자 매력이 약해지는 대신 바이오 업종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현대차와 기아가 깜짝 실적을 냈듯이 높은 환율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며 "대형 수출주와 채권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윤 센터장은 "실적 모멘텀이 있는 자동차와 2차전지, 금융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금이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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