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구원, 틀 짠 후 흙 교대로 쌓은 백제 초 토성 축조법 확인
"백제 한성기 대표 성곽인 풍납토성과 유사하면서도 독특"
파주 육계토성 조사지역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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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백제 한성(漢城)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평지 토성으로 알려진 '파주 육계토성'이 백제 초기인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에 축조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26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주월리에 있는 육계토성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육계토성이 옛 성터라는 사실은 조선시대 문헌 기록과 일제강점기 지도를 통해 일찍부터 알려졌다. 또 1990년대부터 이뤄진 토성 내부 발굴조사로 백제 한성기 집터와 토기는 물론 고구려 토기까지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와 토성의 규모·구조 등은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문화재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육계토성 동쪽 성벽과 내측 일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 첫 축조 시기가 백제 초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파주 육계토성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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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성벽의 일부 구간에서는 서울 풍납토성과 유사하게 사각형(방형)의 틀을 짠 후 틀 안에 일정한 두께의 흙·모래를 교대로 쌓아 올린 '판축'(版築) 기법이 확인됐다. 이는 백제 초기 성곽의 독특한 축조기법이다.
그리고 이 판축층에서 수습한 목탄에 대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토성 축조의 중심 연대가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인 것을 확인했다. 백제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편(조각)도 나왔다.
파주 육계토성 판축 중심 구간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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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축 기법은 동북 모서리에서 남쪽으로 약 150m 떨어진 '동문지' 추정 지점에서부터 북쪽으로 18m가량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암갈색의 끈끈하고 차진 점질토와 모래 성분이 많은 황갈색 사질토 등을 교대로 쌓아 만든 것이라고 문화재연구원 측은 전했다.
일반적인 토성 축조 방법인 성토(盛土·흙을 돋우어 쌓는 것) 기법으로 축조한 부분도 파악됐다. 판축 구간에서 북쪽으로 약 32m에 이르는 구간이다.
문화재연구원은 "육계토성은 백제 한성기 대표 성곽인 풍납토성과 유사하면서도 판축과 성토 기법을 함께 썼다는 점에서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현장 설명회를 연다.
파주 육계토성 성토 중심 구간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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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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