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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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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육계토성, 백제 초 축조 확인…풍납토성과 유사 기법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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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원 조사서 틀 짠 후 흙 교대로 쌓은 '판축' 확인

"백제 한성기 대표 성곽인 풍납토성과 유사하면서도 독특한 면모"

연합뉴스

파주 육계토성 조사지역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삼국시대 유적이자 백제 한성도읍기 평지 토성으로 알려진 '파주 육계토성'이 백제 초기인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경기 파주 육계토성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일부 내용을 26일 공개했다.

연구원은 "지금까지 동쪽 성벽과 내측 일부 지역을 조사한 결과, 육계토성이 처음 축조된 시기는 백제 초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성벽이나 담장, 건물의 기단 등을 조성하기 위해 판으로 틀을 만든 뒤 그 안에 흙이나 모래 등을 층층이 부어 방망이 등으로 찧어서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판축'(版築) 기법을 토대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조사 결과, 판축층 안에서는 백제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 편(조각)이 출토됐다.

특히 판축층에서 수습한 목탄을 대상으로 방사성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토성 축조의 중심 연대가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전반인 것을 확인했다. 이 시기 축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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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육계토성 판축 중심 구간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원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백제 초기 성곽의 독특한 축조 방법도 확인했다.

육계토성 동쪽 성벽의 일부 구간에서는 풍납토성과 유사하게 사각형(방형)의 틀을 짠 후 틀 안에 일정한 두께의 흙을 교대로 쌓아올리는 식의 판축 기법이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법은 동북 모서리에서 남쪽으로 약 150m 떨어진 '동문지' 추정 지점에서부터 북쪽으로 18m가량 확인됐다. 암갈색의 끈끈하고 차진 점질토와 모래 성분이 많은 황갈색 사질토를 교대로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흙을 돋우어 쌓는 성토(盛土) 기법으로 축조한 부분도 파악됐다. 판축 구간에서 북쪽으로 약 32m에 이르는 이 구간에서는 바깥쪽으로 흙을 높게 쌓아 올린 후에 다시 안쪽으로 흙을 채웠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연구원은 "백제 한성기 대표적인 성곽인 풍납토성과 유사하면서도 판축과 성토 기법을 함께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른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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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육계토성 성토 중심 구간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주 적성면 주월리에 있는 육계토성은 뱀처럼 흐르는 임진강과 맞닿은 돌출부에 조성됐다.

조선시대 문헌이나 일제강점기 지도에는 이곳이 옛 성터라는 기록이 있으나,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는 분명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토성 내부 일부의 발굴이 이뤄지면서 풍납토성에서 나온 집터와 유사한 유적을 비롯해 백제와 고구려 토기 등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연구원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7일 오후 현장 설명회를 연다.

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주거지와 동쪽 성벽 내측, 내성 추정 지점에 대한 추가 학술조사를 이어나가 파주 육계토성의 구조와 내부 운영 체계를 파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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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육계토성 성토 중심 구간과 판축 중심 구간 교차 지점 전경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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