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중국산 약재에서 동물 사체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뿐 아니라 담배나 플라스틱 같은 것도 나온다고 하는데, 제보자는 그런 이물질만 빼낸 채 중국산 약재가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바닥에 펼쳐진 중국산 말린 도라지.
작업자가 손으로 펼치며 살피는데 시커먼 물체가 나옵니다.
[제보자 : 중국산 (도라지에) 이물질을 없애야 하니까 그거를 고르다가 쥐가 나왔는데 그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서 새 머리가 나온다던가….]
플라스틱과 노끈, 그리고 중국제 담배까지 보입니다.
제보자는 이런 이물질과 함께 포대에 담겨 있던 중국산 약재가 폐기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에 납품됐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약재를 국산과 섞어 납품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도 있습니다.
'MADE IN CHINA'라고 적혀 있는 포대를 쓰러뜨리니 천궁이 쏟아집니다.
작업자들이 이물질을 골라내고, 그 위에 잘게 썰린 천궁을 붓더니 삽으로 섞기 시작합니다.
섞인 약재들을 새로운 주황색 포대에 넣습니다.
이렇게 중국산과 섞인 약재가 그대로 유통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농림부 특별사법 경찰관들과 함께 이 업체의 약재를 받아 쓰는 건강식품 제조업체를 납품 시간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방금 들어온 거 있지 않아요?]
마당 한 편에 놓여 있는 포대들, 포대에 적힌 글자와 글자체가 제보 영상에 나온 포대와 같습니다.
[제보자 : 제조업체에서 '국산으로 주세요' 했을 때 우리가 단가를 못 맞추니까 이 상태로는. 그러면 2만 원짜리를 1만 9천 원에 맞추려면…. 방법이 없잖아요. 결국은 섞어야 돼요.]
문제가 된 약재를 유통하는 곳은 이곳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약재 판매 업체입니다.
수입산과 국내산 약재를 사들여 재가공한 다음 전국 100여 개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업체 측은 "쥐 사체가 나온 포대가 있었지만, 안의 내용물은 전체 폐기했다"며 "곰팡이가 폈거나 심각한 수준의 쓰레기가 함께 있는 약재는 납품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산과 중국산 약재를 섞어서 국산으로 납품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그런 작업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승태, 영상편집 : 윤태호)
---
<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 드린 김보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실제 유통됐나?
[김보미 기자 : 맞습니다. 제보자는 "죽은 쥐만 제거하고 도라지를 그대로 유통했다"는 입장인데요. 업체 측은 "약재까지 모두 폐기했고 유통시키지 않았다"며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문제의 쥐 사체의 상태를 봤을 때 중국에서 섞여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부실한 보관 관리 문제 때문에 들어간 걸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이경진/경희대 한의과학대학 교수 : 이 정도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고 (국내) 창고에서 관리를 못 해서 쥐가 들어간 것 같고…. 그냥 일반 창고에 넣다 보니 여기는 뭐 쥐뿐 아니라 바퀴벌레, 이런 것도 다 들어갈 수 있죠.]
[김보미 기자 : 국내 유통 업체들의 약재 관리에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당국의 정기 점거도 있고 단속도 간헐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물량이 방대해서 인력이 턱없이 부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도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의 고발이나 내부 고발 없이는 드러나지 않는 실정입니다.]
Q. 중국산 약재 괜찮나?
[김보미 기자 : 맞습니다. 한약재는 크게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식약공용한약재와 의약품용 약재로 나뉘는데요. 두 약재 모두 수입 단계에서 샘플을 골라서 이물질 검사나 위해 물질 검사 등을 거칩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단계가 다릅니다. 의약품용 약재가 제약회사에서 약전 기준에 따른 정밀 시험검사를 거쳐서 의료기관에 납품되는 반면에, 식품용 약재는 이런 정밀 검사 없이 바로 유통 과정을 거칩니다.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보미 기자(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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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중국산 약재에서 동물 사체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뿐 아니라 담배나 플라스틱 같은 것도 나온다고 하는데, 제보자는 그런 이물질만 빼낸 채 중국산 약재가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바닥에 펼쳐진 중국산 말린 도라지.
작업자가 손으로 펼치며 살피는데 시커먼 물체가 나옵니다.
죽은 쥐 한 마리입니다.
[제보자 : 중국산 (도라지에) 이물질을 없애야 하니까 그거를 고르다가 쥐가 나왔는데 그전에도 그런 적이 있어서 새 머리가 나온다던가….]
플라스틱과 노끈, 그리고 중국제 담배까지 보입니다.
제보자는 이런 이물질과 함께 포대에 담겨 있던 중국산 약재가 폐기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에 납품됐다고 말했습니다.
[제보자 : 이물질을 골라냈고 골라낸 원물만 모아서 국산 마대에 담아서 유통된 거죠. 이물질이 나온다고 해서 폐기한 적은 없죠. 왜냐하면, 이물질만 골라내면 원물 자체는 쓸 수 있는 멀쩡한 상태니까….]
중국산 약재를 국산과 섞어 납품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도 있습니다.
'MADE IN CHINA'라고 적혀 있는 포대를 쓰러뜨리니 천궁이 쏟아집니다.
작업자들이 이물질을 골라내고, 그 위에 잘게 썰린 천궁을 붓더니 삽으로 섞기 시작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섞인 약재들을 새로운 주황색 포대에 넣습니다.
이렇게 중국산과 섞인 약재가 그대로 유통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농림부 특별사법 경찰관들과 함께 이 업체의 약재를 받아 쓰는 건강식품 제조업체를 납품 시간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방금 들어온 거 있지 않아요?]
마당 한 편에 놓여 있는 포대들, 포대에 적힌 글자와 글자체가 제보 영상에 나온 포대와 같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발주서에 담긴 약재 목록과 납품된 물건도 일치하는데, 원산지는 '국산'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제보자 : 제조업체에서 '국산으로 주세요' 했을 때 우리가 단가를 못 맞추니까 이 상태로는. 그러면 2만 원짜리를 1만 9천 원에 맞추려면…. 방법이 없잖아요. 결국은 섞어야 돼요.]
문제가 된 약재를 유통하는 곳은 이곳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약재 판매 업체입니다.
수입산과 국내산 약재를 사들여 재가공한 다음 전국 100여 개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업체 측은 "쥐 사체가 나온 포대가 있었지만, 안의 내용물은 전체 폐기했다"며 "곰팡이가 폈거나 심각한 수준의 쓰레기가 함께 있는 약재는 납품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산과 중국산 약재를 섞어서 국산으로 납품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그런 작업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승태,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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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 드린 김보미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실제 유통됐나?
[김보미 기자 : 맞습니다. 제보자는 "죽은 쥐만 제거하고 도라지를 그대로 유통했다"는 입장인데요. 업체 측은 "약재까지 모두 폐기했고 유통시키지 않았다"며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문제의 쥐 사체의 상태를 봤을 때 중국에서 섞여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부실한 보관 관리 문제 때문에 들어간 걸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이경진/경희대 한의과학대학 교수 : 이 정도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게 아니고 (국내) 창고에서 관리를 못 해서 쥐가 들어간 것 같고…. 그냥 일반 창고에 넣다 보니 여기는 뭐 쥐뿐 아니라 바퀴벌레, 이런 것도 다 들어갈 수 있죠.]
[김보미 기자 : 국내 유통 업체들의 약재 관리에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당국의 정기 점거도 있고 단속도 간헐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물량이 방대해서 인력이 턱없이 부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도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의 고발이나 내부 고발 없이는 드러나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Q. 중국산 약재 괜찮나?
[김보미 기자 : 맞습니다. 한약재는 크게 건강기능식품에 들어가는 식약공용한약재와 의약품용 약재로 나뉘는데요. 두 약재 모두 수입 단계에서 샘플을 골라서 이물질 검사나 위해 물질 검사 등을 거칩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단계가 다릅니다. 의약품용 약재가 제약회사에서 약전 기준에 따른 정밀 시험검사를 거쳐서 의료기관에 납품되는 반면에, 식품용 약재는 이런 정밀 검사 없이 바로 유통 과정을 거칩니다.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보미 기자(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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