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오는 8월 정규 7집을 내고 컴백한다. 2017년 이후 5년만의 정규앨범이자, 데뷔 15년을 맞는 앨범이다. 사진은 JTBC 예능 프로그램 '소시탐탐'에 출연한 모습. 사진 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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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카라.
K팝 글로벌 팬덤의 시초가 됐던 2세대 아이돌이 대거 돌아왔다.
2세대 아이돌은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대 초반까지 활약했으며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빅뱅,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90년대 후반 한류를 발아시켰던 H.O.T., 젝스키스, god, S.E.S., 핑클 등 1세대 아이돌의 바통을 이어 K팝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물꼬 역할을 했다.
그런 2세대 아이돌이 3세대(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 블랙핑크)와 4세대(에스파, 아이브,엔하이픈) 아이돌 등 후배들이 주름잡고 있는 음악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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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슈주, 15년 차 소시… 방송 떠났던 선예까지
그룹 슈퍼주니어는 지난 12일 정규 11집을 15~17일 '슈퍼쇼9' 공연까지 마쳤다. 2005년 데뷔한 이들은 데뷔 17년차 현역 아이돌로, 멤버 전원이 30대, 40대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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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JYP에서 데뷔해 '텔미' ‘쏘 핫’ ‘노바디’(2008)로 전국을 휩쓴 원더걸스 멤버들도 솔로로 돌아온다. 2013년 결혼 이후 연예계를 떠났다가 지난해 Mnet ‘엄마는 아이돌’로 대중 앞에 나타났던 원더걸스 리더 선예는 19일 오후 싱글 ‘글래스 하트’를 시작으로 26일 첫 솔로 앨범을 낸다. 9년 만의 활동 복귀다. 선미는 지난달 ‘열이올라요’를 발표했다.
그 밖에 카라(2007년 데뷔) 출신 니콜, 포미닛(2009년 데뷔) 출신 현아, 씨스타(2010년 데뷔) 출신 효린도 솔로로 컴백한다. 효린은 18일 미니 3집 '아이스'를 발매했고, 니콜은 27일 신곡을 발표하고 솔로 활동으로 8년 만에 돌아올 예정이다. 그룹 해체 이후 뮤지컬, 연기, 예능 등으로 본업을 옮겨, 현역 K팝 가수로 남은 경우가 거의 없는 1세대 아이돌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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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걸그룹 이름을 다 알던 때" 3040은 향수, 1020은 재미
2022년 컴백하는 2세대 아이돌 멤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원더걸스 출신 선예, 씨스타 출신 효린, 포미닛 출신 현아, 원더걸스 출신 선미. 사진 멜론 캡쳐, 피네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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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아이돌 그룹이나, 선예·선미·현아 등 그룹 해체 후 솔로로 나선 멤버들이 긴 시간 팬덤을 유지하고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 ‘걸그룹 전성기’로 불렸던 2008년~2010년대 초반의 영향이 크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당시는 전 국민이 걸그룹 멤버 이름을 다 알던 때”라며 "2008년 소녀시대, 원더걸스, 2NE1를 기점으로 폭발한 걸그룹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덤이 3040이 되면서, 세대를 초월해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040뿐 아니라 1020 사이에서도 ‘2010년 K팝 감성’은 밈(meme)처럼 회자된다. 김성수 평론가는 “지금 10대는 ‘K팝 전성기의 고인물(오랫동안 활동해 그 분야에 통달한 사람)’을 찾아보면서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에 빠져든다”며 “K팝 전성기였던 2세대 아이돌 시기는 요즘 젊은 층이 꾸준히 재발견하면서 재미있어할 콘텐트”라고 덧붙였다.
해외팬·삼촌팬 만든 2세대… '딴짓'으로 계속 얼굴 비친 덕도
'쏘 핫' '노바디'로 전 국민이 아는 아이돌이었던 원더걸스는 2015년 해체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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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슈퍼주니어 이후 다양해지고 커진 K팝 팬덤도 2세대 아이돌을 소환해낸 토양이 됐다. 기존의 ‘한류’를 벗어나 ‘K팝’이라는 단어를 전 세계에 퍼뜨린 것도, 국내에서 ‘10대 위주 음악’으로 알려졌던 K팝 팬층을 30대 이상 ‘삼촌팬’으로 확장시킨 것도 2세대 아이돌이다.
임진모 평론가는 "1세대 아이돌은 정점을 지난 뒤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지만, 2세대부터 K팝 시장이 해외로 확산되면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흡수됐다"고 설명했고, 김성수 평론가는 “당시 ‘88만원 세대’ 담론 등 사회가 불안정했던 시대에 K팝을 들으며 위안을 얻은 많은 청년 층이 2세대 아이돌의 팬이 됐고, 이들이 아직도 수요층으로 남아있으면서 2세대 아이돌 컴백의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2008, 2009, 2010 멜론 연간 차트. 2008년 1위 원더걸스, 2009년 1위 소녀시대, 2010년 1위 미쓰에이 등 '걸그룹 전성시대'로 불리던 시기에 활동한 2세대 아이돌들이 최근 대거 컴백하거나 컴백을 예고했다. 노란색 표시는 올해 컴백(예정) 가수가 속했던 그룹. 사진 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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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아이돌 멤버들이 음악 외 예능·연기 등 ‘다른 일’을 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유지해온 것 또한 이들의 컴백에 큰 도움이 됐다. 임진모 평론가는 “보이지 않으면 잊혀진다. 대중 가수는 안 보이면 그걸로 끝”이라며 “2세대 아이돌은 멤버 개별적으로 꾸준히 다른 활동을 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보여왔기에, 그룹 인지도 또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일부 1세대 아이돌과 계약 관련 갈등을 빚었던 기획사들이 이후 계약 형태를 정비하고 개선한 것도 2세대 아이돌의 생명력을 연장시킨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성수 평론가는 "2세대 아이돌은 1세대 아이돌에 비해 계약 조건이 비교적 정돈됐고, 다양한 개별 활동을 인정해주면서 개인 팬덤도 두텁게 할 수 있었다"며 “팬덤과 아티스트 사이에 소속사가 개입을 줄이면서 팬덤의 애착을 더 높인 전략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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