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동 순방 마지막날 사우디 방문
'실권자' 빈 살만과 만나 '주먹 인사' 나눠
최대 산유국 사우디에 원유 증산 요청한듯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동 순방의 마지막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해변 도시 제다의 왕궁에 도착해 전용 리무진에서 내린 이후 마중 나온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했다. 두 인사는 약간의 웃음기를 띤 채 서로를 응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실권자로 불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해변 도시 제다의 왕궁에 도착해 전용 리무진에서 내린 이후 마중 나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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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동 방문에 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이틀간 양측 지도자들과 만났고, 사흘째 사우디를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 등과 확대 실무 회의를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먹 인사는 두 나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본질적인 의미를 규정하는 장면”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주먹 인사가 사우디 왕따 시대를 끝냈다”고 전했다.
두 인사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인권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빈 살만 왕세자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 왔다. 그가 2018년 10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다. 그는 임기 초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는 국가정보국(DNI)의 기밀보고서를 공개했고, 두 나라의 관계는 급랭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는 건 유가 폭등에 대한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원유가 사실상 묶여버린 와중에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늘려야 초고유가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는 세계 3대 산유국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의에서 국제유가 급등에 대처하기 위해 아랍권의 증산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원유 증산에 대한 즉각적인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중동 순방의 목적이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실리 때문에 카슈끄지 암살로 대변되는 사우디의 인권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저버린 게 아니냐는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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