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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저출산 시대의 역설] 인구 상승에 신규 분양 물량 폭발…떨어지는 집값에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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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만 전국 4만여 가구 분양…2015년 이후 최대

아주경제

'빅스텝'에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10주 연속 '위축'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주 연속 하락하는 등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사진은 15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2.7.15 ryousanta@yna.co.kr/2022-07-15 15:01:45/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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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전국에서 2015년 이후 최대 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들은 오히려 넘치는 물량에 집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물량은 총 4만1719가구(임대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4만6079가구) 이후 최대 물량이다. 지난해 7월 2만9889가구가 분양한 것보다도 약 39.58% 많다.

청약 열기가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4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한 번에 쏟아지다 보니 건설사들의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이 시행된다. 이날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진행하는 건부터 적용되며 공공택지를 제외한 택지 가산비에는 주거 이전비, 이사비, 영업 손실보상비 등 필수 소요 경비가 추가 반영된다.

◆세종·경기 일부, 가파른 총인구 감소세 속 인구 역증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총인구수는 5157만8178명(2022년 6월 기준)이다. 이는 5년 전인 2017년 6월(5173만6224명)과 비교하면 15만8046명 감소한 수치이며, 최근 5년간의 인구 통계 중 가장 최저점이다.

반면 전국 261개의 시·군·구 중 71개 지역은 인구수가 증가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인구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톱 10’ 지역을 살펴보면 △경기도 화성시(23만1210명) △세종특별자치시(11만7159명) △경기도 김포시(10만7859명) △경기도 시흥시(10만7458명) △경기도 하남시(10만2102명) △경기도 평택시(9만6195명) △경기도 용인시(8만715명) △경기도 남양주시(7만2168명) △인천광역시 서구(5만9856명) △경기도 파주시(5만5237명) 순이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각종 택지지구 개발, 산업단지 조성, 공공기관 이전 등 고부가가치 요인을 갖춘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했다.

인구수의 증가는 해당 지역의 지속성과 발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구가 모여들게 되면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택 개발사업이 이뤄진다.

또한 일자리 및 교통망 구축 등의 호재도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인구수는 지역의 가치를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로 인해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지만 일자리, 개발사업 등 호재가 잇따르는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러한 지역들은 유입 인구 대비 주거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분양 시장 열기도 뜨겁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인구 증가 톱 10 지역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비율은 67.86%(전체 28곳 중 19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수치인 51.46%(전체 206곳 중 106곳)보다 16.4%포인트(p) 높았다.

◆수원·인천·의왕 등 시세 하락세…수도권 중저가 시장 급랭

문제는 소위 ‘젊은 도시’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청약률에도 워낙 물량 공급이 많다 보니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수원과 인천은 최근 2년간 수도권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지만,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인천은 △의왕(-0.12%) △군포(-0.05%) △인천(-0.04%) △김포(-0.03%) △안산(-0.03%) 순으로 떨어졌다. 평촌(-0.06%)을 비롯해 분당(-0.03%), 동탄 등도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종합(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 포함) 매매가격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값은 지난달에 각각 0.16%, 0.23% 내려 올해 들어 월별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두 지역의 상반기 누적 하락률은 각각 0.56%, 0.61%에 달했다.

지방 아파트값도 지난 5월(-0.01%)과 6월(-0.06%)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0.13% 상승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일부 호재로 단기간 내 집값이 급등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경기 안양과 의왕, 광명 등 서울 외곽지역들도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분양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3.3㎡(평)당 평균 분양가격이 1455만9600원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1556만6100원으로 지난 5월과 비교해 평균 분양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전월 대비 변동률은 1.27%이고, 전년 동월 대비 11.66% 상승했다. 기타 지방은 1171만8300원으로 전월 대비 0.6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 위주로 물량이 공급되다 보니 기존 집값은 떨어지는 현상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분양가가 올라가게 되면 이런 현상들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봉철 기자 niceb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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