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인출·예치 모두 중단, 모라토리엄 신청 계획도]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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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암흑기 충격이 암호화폐 기반 대출업체의 연이은 인출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볼드(Vauld)는 이날 회사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고객들이 맡긴 암호화폐 인출 중단과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신청 계획을 알렸다.
볼드는 성명에서 "변동적인 시장의 상황,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지난달 12일 이후 약 3주일 동안 자사 플랫폼에서 1억9770만달러(약 2563억7736만원) 이상이 인출돼 회사 역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고객들의 인출, 거래, 예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재무 및 법률 고문을 고용해 구조조정 등 고객과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이익을 보호를 위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고 분석하고 있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자 싱가포르 법원에 채무 지급 유예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볼드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이 설립한 발라벤처스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 암호화폐 대출업계 내 유망 업체로 평가받았다. 특히 자사에 암호화폐를 맡긴 고객들에게 연간 최대 40%의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내놔 더욱 주목받았다.
다르샨 바티자 볼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관리 자산 규모를 기존 1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16일에도 "변동스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은) 평소처럼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폭락세가 계속되고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바티자 CEO는 3주 만에 플랫폼 인출 중단과 구조조정 그리고 모라토리엄 계획을 내놨다고 CNBC는 설명했다.
다르샨 바티자 볼드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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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치는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60% 가까이 폭락했다. 특히 2분기에는 약 58% 하락해 2011년 2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의 폭락은 시장 전체 시총에도 영향을 줬다. CNBC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체 시총은 지난 2분기에만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
주요 외신은 스테이블코인 테라와 루나 사태로 시작된 암호화폐 가격 급락이 관련 업계에 유동성 위기의 연쇄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하며, 볼드가 암호화폐 시장 암흑기에서 생존하고자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고 평가했다.
CNBC는 "(암호화폐) 시장 붕괴는 수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모델의 결함을 드러냈다"며 셀시어스, 스리애로즈캐피털(3AC)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셀시어스는 테라·루나 사태발 암호화폐 급락세에 지난달 인출중단을 선언했고, 파산 가능성에 대비해 재무·법률 관련 고문도 고용했다. 암호화폐 전문 헤지펀드인 3AC는 최근 6억7000만달러(약 8600억원) 상당의 암호화폐 대출금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3AC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에서 파산 명령을 받았고, 최근에는 미국 내 채권자의 소송를 피하고 회생 절차를 밟고자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 '챕터15' 파산 보호도 신청했다.
3AC의 파산 여파는 암호화폐 중개업체인 보이저디지털과 대출업체 블록파이의 인출 중단으로 이어졌다.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계열사로부터 긴급 구제금융 자금을 받았던 보이저디지털은 지난 1일 암호화폐 거래, 인출, 예치 등 모든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블록파이는 3AC 파산과 관련 8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며 인출 중단을 발표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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