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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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5일 두 번째 조사했다. 김 대표 측은 앞서 성접대 대가로 이 대표에게 받았다는 ‘박근혜 시계’ 실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이날 오전 별건 횡령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대표를 방문해 조사했다. 지난달 30일 조사에 이은 두 번째 조사이다. 김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오후 12시30분 서울구치소 정문 앞 브리핑에서 “(김 대표는) 2013년 8월15일 2차 성접대 당일 행적을 시간 순서대로 진술할 예정”이라며 “관련 증거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3년 7월11일과 8월15일 대선 유성구의 한 호텔에서 김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다. 당시는 이 대표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마치고 방송 활동을 하던 때였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접대 이후에도 김 대표로부터 20차례가량 술접대 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김 대표가 성접대 대가로 이 대표에게 받았다는 ‘박근혜 시계’ 실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시계는 김 대표가 회사 직원에게 보관을 요청했는데, 해당 직원이 이날 오전 김 변호사에게 시계 사진을 보내왔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김 대표가 시계를 받은 날이 8월15일”이라며 “저녁에 시계 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시계를 갖고 있는 직원이 언론 취재를 부담스러워 해 사진 공개는 어렵다”며 “시계 사진은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후 시계 현물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확인하니) 8월15일 오후 5시쯤 이 대표가 대전역에 왔고 오후 6~7시 메기구이 집에서 식사를 했다”며 “이 자리에서 역사적인 얘기 오갔다. 시계도 이때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가방에서 시계를 꺼내서 김 대표에게 건넸고, 이 대표가 운영하던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후원을 종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식사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창조경제 정책에 대해 “콘텐츠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김 변호사는 접대 자리에서 이 대표 옆에 앉았던 여성을 경찰이 특정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경찰이 (김 대표에게) 여러 장의 여성 사진을 보여주며 (7월11일) 이 대표 옆에 앉아있던 여성을 특정하라고 했다”며 “김 대표가 여성을 특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이 대표가 성접대를 받은 장소가 일명 ‘풀살롱’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가 성접대 대가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언급한 정재계 인사들의 실명도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오후 12시30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언급한 인사가) 새누리당 비례대표였던 김상민 전 의원과 류재욱 네모파트너즈 대표”라며 “(김 대표가) 이 대표의 소개로 이들과 교류가 있었다고 했으나 실제 박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 영향을 준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1차 조사 때 브리핑에서 “2013년 7월11일 김 대표가 이 대표와 밥을 먹으며 ‘대통령을 모실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이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연결해줄) 두 명을 거론하며 ‘힘을 써보겠다. 도와주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었다.
김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11월에 (아이카이스트에) 왔는데 김 대표는 2015년까지 이 대표 덕에 박 전 대통령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 ‘KY 사건’이 터진 뒤 모임이 파투가 나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이 대표가 끈이 떨어진 상태였다는 걸 (김 대표가) 깨달았다”고 했다. ‘KY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논란을 부른 ‘정윤회 문건’ 폭로 배후가 김무성(K) 전 새누리당 대표, 유승민(Y) 전 미래통합당 대표라고 청와대 인사가 주장한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두 사람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미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이후 소통한 바 없다고 이야기 했고, 그러면 이제 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기업인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나 들어보자”며 반박한 터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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