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원이 수차례 암호 화폐 하락세를 견뎌내던 헤지펀드 스리애로스캐피털(3AC)에 끝내 청산 명령을 내렸다”며 “이 헤지펀드에 투자했던 암호 화폐 플랫폼 보이저디지털도 급히 해당 펀드의 파산이 유동성에 미칠 수 있는지 영향을 평가하는 중이며, 현재 인출 제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청산명령이 내려진 3AC는 최근 암호 화폐 시장 침체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봤다. 지난 5월 폭락한 한국산 암호 화폐 테라USD와 루나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버진아일랜드 법원은 채무변제에 실패한 암호 화폐 헤지펀드 3AC에 지난달 29일 청산 명령을 내렸다.
3AC 파산의 여파는 암호 화폐 중계업체 보이저디지털로 번졌다. 3AC에 대출해준 돈을 돌려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WSJ에 따르면 보이저디지털이 3AC에 물린 암호 화폐는 1만5250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3억5000만 달러어치다. 약 1만9400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가격을 토대로 계산하면 보이저의 3AC에 대한 대출 손실 규모는 6억4600만 달러에 이른다. 보이저디지털은 결국 지난 1일 예금 대량인출(뱅크런)을 막기 위해 인출 제한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테라USD·루나 폭락이 연쇄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3AC 청산 충격은 보이저디지털 외에 다른 중소 암호 화폐 금융사로도 확산하는 중이다. 홍콩의 암호 화폐 중개소 8블록스캐피털이 “3AC가 자사 자본 100만 달러를 유용한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힌 상태고,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업체인 카이버네트워크도 WSJ에 “3AC로부터 받을 돈이 있지만 3AC가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암호 화폐 금융사끼리 서로 얽히고설킨 모습은 2007~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은행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당시 은행들은 서로 자금을 빌려주면서 복잡하게 얽혔고, 결국 리먼브라더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속에 붕괴하자 당시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초래됐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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