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스웨덴·핀란드에 “테러범 인도 약속 안 지키면 나토 가입 막을 것”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 /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핀란드와 스웨덴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다시 가로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30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스웨덴과 핀란드는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며 “그들이 문서에 담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협정 비준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튀르키예는 28일 핀란드·스웨덴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는데 이틀 만에 양국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을 가능성을 다시 비친 것이다. 나토 회원 가입을 위해선 전체 회원국 30개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튀르키예는 테러단체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독립 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쿠데타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 등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옹호하고 있다며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양국이 PKK·FETO 관련자의 신병 인도와 관련해 구체적 절차를 밟기로 하면서 튀르키예는 가입 거부 입장을 철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가 PKK 등에 소속된 73명의 신병을 튀르키예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튀르키예에 기소돼 범죄인 인도 요청 대상이 되는 사람은 33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스웨덴과 핀란드 등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법과 국제 관습을 따른다”며 “우리는 결코 스웨덴 국민을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범죄인 인도 조치는 철저히 국제법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나토 가입에 가장 시간이 걸리는 부분은 30개 회원국의 동의를 받는 것”이라며 “새 회원국이 되는 과정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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