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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루나 화살에 치명적 상처…코인투자 큰손 3AC 파산 “비트코인 1만2500달러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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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 큰손(고래)으로 유명한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즈캐피탈(3AC)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꼽혔던 2만 달러선 아래로 또다시 하락했다.

CNBC는 29일(현지시간) “3AC가 27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대출업체에서 받은 대출이 줄줄이 청산된 게 파산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CNBC는 “3AC가 ‘보이저 디지털’에서 빌린 6억7000만 달러 상당(비트코인 1만5250개, USDC 3억5000만개)의 암호화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비트코인 가격 추이


3AC는 그동안 암호화폐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2012년 120만 달러(15억원)의 펀드로 시작해 지난 4월엔 30억 달러(3조8000억원)까지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국산 코인 루나에 약 2억 달러(2600억원)를 투자했는데 테라와 루나의 붕괴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이자 레버리지 방식으로 투자했던 자산 대부분이 청산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나 사태로 인한 손실은 3AC가 견딜만한 규모였지만, 루나 재단이 테라 가격 방어를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 매각하면서 촉발한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추락은 버틸 수 없었다”고 전했다.

3AC의 파산 소식에 비트코인은 2만 달러 방어선이 무너졌다.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30일 오후 5시 기준 1만9400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밑돈 지 오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달 초 1조3118억 달러(약 1701조원)에서 30일 오후 5시 기준 8699억 달러(약 1128조원)까지 하락했다. 한 달 사이 4419억 달러가 증발한 셈이다.

WSJ은 이날 암호화폐 대출 업무 등을 하는 지금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에 대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불러온 투자은행의 투기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디파이 위기는 지난 13일 코인 대출업체 셀시어스의 자산 인출 동결 사태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코인 가격 폭락에 따른 유동성 경색 현상은 대출기관 블록파이와 브로커리지 업체 보이저 디지털로 번졌고,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최근 두 회사에 7억5000만 달러(약 9731억 원) 구제 금융을 지원했다.

WSJ은 디파이가 실물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고 동종 업계에만 코인을 빌려주는 폐쇄적인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해야만 존속할 수 있고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찾아온 혹한기는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붕괴에 이어 추가 폭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늘고 있다.

월가의 투자분석업체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 수석전략가는 2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 저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래프를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 대규모 청산이 남아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 1만250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이 1100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 누군가에겐 엄청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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