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러시아 접경 2배 이상 늘어 경계 강화할 필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농업문제 담당 위원회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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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경우 핵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배치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28일 현지 한 주간지(Argumenty i Fakty)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특별히 새로운 위협은 없고 러시아와도 상호 호의적인 관계를 맺어왔지만, 나토가 이렇게 확장되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는 길이가 2배 이상 늘어나 경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계를 강화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발트해 연안국의 비핵 지위는 과거의 일이 될 것이며, 지상군과 해군이 북방으로 집결될 것"이라며 "가장 좋은 전망은 이스칸데르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핵무기를 탑재한 전함을 '문턱'에 배치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핀란드와 과거 소련이 벌였던 전쟁을 상기시키고, "수십 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무의미하고 값비싼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시간으로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목전에 두고 나온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의 이번 주요 의제 가운데에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동의 및 발트해 증병이 있다.
유럽지도상 칼리닌그라드. 지도 출처는 nationsonline.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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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문턱이란 발트해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칼리닌그라드는 나토 영토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베를린과는 불과 500km 남짓 거리에 있다. 원래 독일 땅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를 논의한 포츠담 회담 결과 소련에 편입됐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이곳에서 배타적 지위를 갖고 있다.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지난 4월에도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메드베데프는 2008년 헌법상 3연임 금지 조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리로 물러났을 때 대통령을 지낸 뒤 2012년 푸틴의 재집권과 함께 총리로 '자리교체'를 했던 인물이다. 푸틴에겐 '믿음직스러운 심복'이란 의미다. 현재는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그의 발언을 푸틴의 의중으로 해석해도 무방한 이유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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