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매체 인터뷰서 "푸틴이 목적 달성하면 더 큰 대가 치를수도"
WP "우크라, 종전없는 남북한처럼 될 수도"
18일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정빛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지 4개월이 다 돼 가지만 휴전이나 종전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자 전쟁 장기화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AFP와 로이터 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발행된 독일 매체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군사적 지원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한편으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식량가격 상승 등 부작용도 언급하면서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의 '목적'을 달성한다면 "우리는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최신예 무기체계 지원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돈바스에서는 일부 지역이 러시아군에 장악된 상태다.
앞서 지난주 키이우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장기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무기와 장비 등을 러시아보다 더 신속히 지원받는 것"이 보장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마치 한반도 상황처럼 '종전' 없이 초장기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17일 보도했다.
WP는 남북한이 1953년 휴전 협정을 맺은 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중무장 군인이 배치된 남북한 경계선(휴전선)에서 때때로 갈등 수위가 치솟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과 나머지 우크라이나군 통제지역 간의 대치가 길어지면 두 지역 사이에 한반도의 남북대치와 같은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WP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격전이 벌어지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치기가 쉽지 않다고도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군수물자 지원을 받고 있고 사기도 드높지만, 군의 규모나 전력 면에서 현실적으로 러시아군에 밀리지 않는 '교착 상태'로 버텨내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패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원 물자를 보내면서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요원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패하는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막으려는 노력이라고 WP는 짚었다.
나토 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위원회 의장은 WP에 "교착 상태에서 미국에 주어진 것은 냉정한 선택지뿐이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피를 흘리도록 지원해주거나, 지원을 끊고 러시아의 승리를 감내하는 것이다. 다만 지원을 끊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늑대 무리에 던져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이웃의 나토 회원국까지 넘보는 파국을 막기 위해 글로벌 경기침체나 식량위기 등 부작용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WP는 전했다.
한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상황이 어렵다. 이런 폭풍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 사탕발림을 하지는 않는다"며 "우리가 등대로 삼는 것은, 러시아가 자국의 야욕을 달성했을 때 미국과 우방·동맹국들에 정말 나쁜 결과가 나타날 거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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