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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일주일 만에 25% 급락했는데”…비트코인에 물린 기업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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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일주일 만에 25% 하락하자,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비트코인을 몇 십 만개 단위로 대거 사들인 기업의 경우 손실액이 조 단위까지 치솟고 있다.

조선비즈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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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2시 1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소폭 반등해 24시간 전보다 4.23% 오른 2만21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2만 달러 초반까지 내려가며 ‘1만 달러 선’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샀지만 낙폭을 조금 회복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일주일 전보다는 26.9%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흘러내리면서 비트코인을 수 십 조원 사들인 법인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경우 비트코인으로 기록한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전 세계 비트코인 보유 기업 현황을 보여주는 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16일 기준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나타났다. 미국 소재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6일 현재 비트코인 12만9218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 시세 하락으로 11억5000만 달러(약 1조482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올해 1분기 비트코인을 담보로 2억5000만 달러를 빌려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트코인이 개 당 2만1000달러로 밀릴 경우 은행에 담보대출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청)에 직면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루 만에 비트코인이 2만2000달러 대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언제라도 다시 2만1000달러까지 밀릴 수 있는 만큼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테슬라도 비트코인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 테슬라는 4만290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가는 2만8814달러로 알려져있는데, 현재 시세(2만2000달러)를 감안하면 약 2억5741만 달러(약 3324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는 테슬라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27억8900만 달러)의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비트코인을 사들인 법인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법인은 가상자산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적인 규제는 없었지만 은행이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법인의 자금세탁 위험을 우려해 법인에게 실명계좌를 발급해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법인은 해외 법인을 이용해 투자하거나,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는 식으로 우회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국내 기업 넥슨도 일본 법인을 통해 비트코인 1717개를 사들였다. 당시 넥슨이 매입한 비트코인의 평단가가 5만8241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손실액은 6204만 달러(약 798억원)로 추산된다.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한 기업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법인 고객은 실명계좌 연동이 안되기 때문에 기업이 비트코인에 투자했으면 개인 명의로 가입해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경우에는 어떤 기업인지 거래소 입장에서는 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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