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법적절차 재개 실망…오늘 제안은 해결책 안돼"
(브뤼셀 AFP=연합뉴스) 마로스 세프코비치 유럽연합(EU) 부집행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6.15 photo@yna.co.kr |
(런던·브뤼셀=연합뉴스) 최윤정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영국이 '북아일랜드 협약'의 상당 부분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면서 법적 조치를 개시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영국은 EU의 거듭되는 협약 이행 요구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으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영국을 상대로 EU법상의 '위반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이 지난 13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정의 일환인 북아일랜드 협약을 일방적으로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은 2020년 1월 31일 EU를 공식 탈퇴한 데 이어 같은 해 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완전히 나왔다.
그러나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협약'에 따라 여전히 EU 단일시장에 남아 EU 규제를 따르게 된다.
이에 따라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상품에는 통관 및 검역 절차가 적용된다.
영국 정부가 제출한 새 법안은 영국 본토 섬에서 북아일랜드로 상품이 넘어갈 때 통관·검역을 건너뛸 수 있게 하고, 분쟁조정을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아닌 독립 기관에 맡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은 "국제적 합의 위반은 용납할 수 없다. 영국은 북아일랜드 협약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면서 영국에 EU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U 집행위는 이미 지난해 3월 영국이 북아일랜드 통관과 관련한 유예 조치를 일방적으로 연장한 데 대응해 '위반 절차' 개시를 결정했으나 이후 양측이 공동 해결책 모색에 나서면서 해당 조치를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EU 집행위는 영국이 일방적 조치로 의미 있는 논의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냄에 따라 보류했던 '위반 절차'의 다음 단계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만약 영국 정부가 두 달 내에 답하지 않을 경우 ECJ에 판단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에 대한 벌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
EU 집행위는 이와 함께 영국이 북아일랜드에 있는 국경 관리소에서 필요한 검역을 하지 않고 EU에 북아일랜드와 관련한 특정 무역 통계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위반 절차를 각각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성명에서 "EU가 현재 유예 중인 법적 절차를 재개키로 결정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영국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선호하지만 오늘 EU의 제안은 지난 수개월간 논의한 것과 같은 내용이고 문제 해결책이 못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 협약은 벨파스트 협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EU는 변경할 의향이 없다는 입장이므로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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