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 3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건설시기
화물연대 “안전운임제는 최저임금…무기한 지속”
./사진=Pixabay |
[한국금융신문 김태윤 기자] 지난 7일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여러 산업이 타격을 받고 건설업계는 시멘트 운송이 막혀 전국 건설현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시멘트 산업에 이어 레미콘, 건설업계로 연쇄적인 셧다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난 7일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즉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기준 제주지역 시멘트 재고량은 많아야 2∼3일치 수준으로 사실상 바닥을 보였으며 전국 레미콘 공장 1085곳 중 60%가량이 시멘트 재고가 없어 중단된 상태였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시멘트를 내보내지 못하고 적재가 쌓여 변질우려가 커지는 등 화물 전달이 어려워 건설현장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주까지는 미리 확보·비축해둔 자재를 활용하며 버텼지만, 향후 파업이 지속될 경우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힐 전망이다. 레미콘 타설 현장이 대체공정으로 전환하는 등 현장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결국 다음주부터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도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이날 “파업이 2~3개월 이상 장기화 될 경우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공사비도 증가하지만, 무엇보다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다급해진 일정을 쫒다 사고위험이 증가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상황이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 자재값 인상 등의 여파도 있어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 공사중단이 시작했으며, 준공 지연은 물론 신규 분양현장에서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해 상대적으로 대형 건설사 대비 중견 건설사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졌다는 입장이다.
중견 B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에 따라 상황이 각자 다르겠지만,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공사가 중단되는 곳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올해 근 3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기존 문제에 더해 화물연대의 총 파업이 더해진 셈이다. 실제로 지난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5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 건설사의 BSI는 전망치 91.7에비해 8.3p 높은 100으로 전망한 반면, 중견 건설사는 전망치 85.4보다 15.4p 낮은 70을 기록했다. 30p이상의 BSI격차가 발생한건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약 3년만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파업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7일 시작 이래로 4차례에 걸친 교섭이 있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운행에 필수적인 고정비와 변동비에 더해 최소 수익이 반영되는 구조로서, 화물노동자에게 적정 운임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화물노동자의 과로·과속·과적을 방지해 근로여건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안전운임제는 일몰제로 수출입·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제한했으며, 지난 2020년에 시작해 오는 2022년에 종료 예정이다. 따라서 화물연대는 이에 걸맞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아 총 파업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화물연대는 이러한 상황에 정부와 국토부의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여러 차례 회동에도 불구하고 “계속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안전운임제를 전 차종·전 품목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있어 일종의 최저임금제”라며 “정해진 기한 없이 무기한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윤 기자 kt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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