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하이트진로에 이어 오비맥주까지 제품 출고량이 급감함에 따라 곳곳에서 주류 품귀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도매상들은 물론 편의점 등 유통 채널까지 나서 직접 소주와 맥주를 나르고 있지만, 물량을 정상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리오프닝'을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영업에 지장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13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직접 소주를 가지러 온 주류 도매상들과 편의점 등 유통 채널 측 차량으로 북적였다. 현장 관계자는 "GS25, 이마트24, CU 등 편의점에서 온 소형 트럭들이 직접 매장으로 소주를 실어 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달 초 이천공장 생산 중단 사태를 빚으며 한때 제품 출고량이 평상시의 18% 수준까지 떨어졌던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 운송 작업에 신규 화물차를 투입해 출고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상 수준의 60%까지밖에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시중 물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오비맥주 역시 화물연대 파업으로 맥주 출하량이 평상시의 20~25%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재고가 떨어진 도매상들이 직접 공장까지 제품을 가지러 오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임시 화물차를 동원해 제품 출고량을 정상 수준의 50~60%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화물연대가 업계 종사자들까지 압박하고 있는 만큼 웃돈을 얹어줘도 신규 차량을 섭외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나마 주류에서 이윤을 남겼는데 아예 술을 팔지 못하게 되면 영업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는 주류 공장 측에 직거래까지 시도하고 있다.
수도권에 공장이 있는 일부 페인트업체도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페인트 생산을 위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업으로 여수, 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에서의 원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수입하는 원자재 역시 컨테이너 부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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