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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박순애 감싼 尹, 대선 땐 李 향해 ‘음주운전은 악질 중 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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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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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논란에 “여러 상황을 다 따져봐야 하지 않겠냐”며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 대선 국면 당시 상대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음주운전 이력을 강하게 비판했던 모습이 소환되고 있다. 특히 당선 전 음주운전 처벌 강화 공약을 내세우고 강조한 바 있기에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전력)이 문제되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음주운전도 언제 한 것이며, 여러 가지 상황, 다발성, 도덕성 같은 걸 다 따져봐야 하지 않겠냐”며 “음주운전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숭실대 조교수이던 2001년 12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당시 면허취소 기준인 0.1%보다 2.5배 높은 0.251%였다. 당시 음주운전 형량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이었지만, 박 후보자는 250만원의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재판을 청구했고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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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은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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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중복 게재 의혹과 더불어 도덕성 문제로 연결되는 음주운전 전력까지 드러나자, 윤 대통령이 박 후보자의 인선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와 국민의힘이 이재명 의원의 음주운전 이력을 강하게 비판했던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고, 박 후보자의 임명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 “음주운전 별거 아니란 인식, 내로남불답다” 李 공격했던 尹 측

대선 과정에서 이 의원은 2004년 음주운전으로 1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던 이력을 사과하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 경력이 부족한 윤 대통령을 겨냥했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펼쳤고 해당 발언을 저격하듯 음주운전 피해자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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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이재명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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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준석 대표는 음주운전 피해자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초보운전과 음주운전은 절대 같은 궤에 올리면 안 된다”며 “음주운전을 통해 상해 입은 분들과 유가족의 마음에 더 큰 2차 가해를 남기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본인(이 의원)이 음주운전 이력이 있기 때문인지 음주운전을 가벼이 얘기하는 자세에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원내대표였던 김기현 의원 역시 “욕설·반인륜적 행태에도 부끄러움을 모르더니 음주운전마저 궤변으로 때우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현행법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도 내가 하면 별거 아니라는 인식은 뼛속까지 내로남불 DNA를 승계한 민주당 후보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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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의 음주운전 처벌 강화 공약을 소개하던 원희룡 장관과 이준석 대표. /오른소리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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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처벌 강화 공약까지 내놓고…”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음주운전 처벌 강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59초 쇼츠’ 영상을 통해 발표한 공약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이 다시 면허를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영상에는 이 대표와 당시 당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었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등장했다. 이 대표가 “음주운전 그거 완전 살인행위 아니냐”고 묻자 원 장관이 “음주운전 전과야말로 ‘악질 중 악질’이다. 최근 5년간 재범 비중이 45%를 넘는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전과자)는 대통령 출마도 못하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며 이 의원을 저격하기도 했다. 이어 두 사람이 “후보님 추진할까요?”라고 묻자 윤 대통령이 “오케이. 빠르게 가”라고 답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이같은 내용이 윤 대통령의 이날 박 후보자 관련 입장과 겹쳐지며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망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윤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MLB파크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괴리감이 든다” “그럼 이재명을 왜 욕했나” “그렇게 말하던 법과 원칙은 어디간 건가” “음주운전에는 자비가 없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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